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지연 Nov 22. 2023

달려라! 방탄 말고 바로 너!

한 국어강사가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보았습니다.

22.12.15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는 이런 명대사가 나와.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어떤 맛을 고를지는 절대 알 수 없지."

저 명대사에 내 삶을 비추어보면 아마도 나는 계속 쓴맛만 골랐던 것 같다. 내가 지독하게 운이 없을 수도 있고, 어쩌면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쓴맛만 계속 골라서 앞으로 상자에 남아있는 초콜릿이 죄다 단맛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내가 20대를 보내며 깨달은 것은, 내 인생의 초콜릿 박스에는 어쩌면 애초애 쓴맛만 가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면 보통 다들 넌 왜 이렇게 염세적이야? 라며 화들짝 놀라는데 (심지어 주치의샘도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하셨음) 일단 난 이 말이 왜 나쁜 말인지도 모르겠는 게,
누군가의 인생은 정말로 우상향 직선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게 나의 인생이 아니라면 도대체 나에게 소용이 있냐는 거지.
결과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누가 달리라고 하길래 앞으로만 달렸던 포레스트 검프가 하는 일마다 족족 망했다고 과연 달리기를 포기했을까? 미국식 국뽕 영화라 이상하게 하는 일마다 잘돼서 경계성지능장애인 포레스트 검프가 백만장자가 되는 걸로 영화는 끝나지만, 아냐, 샘 생각엔 망했어도 포레스트 검프는 계속 달렸을 거야. 무슨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게 그의 삶이니까 달렸을 거라고.

설령 내 박스에는 애초에 단맛의 초콜릿이 단 하나도 없다 하더라도, 그것은 내게 주어진 삶이기에 잘근잘근 씹어서 소화시키면 된다.
내가 내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지와 내 삶이 불행한지는 관계가 없거든.
작가의 이전글 (여기) 흰 뚱냥이가 있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