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약이다!

안전과 선입견

by 교수 할배

계속 전진하라! 오늘 크게 보이는 장애물도 내일은 작게 보인다.

로버트 H. 슐러


안전! 미국교육실습에 교생을 보내는 학교와 부모들이 가장 크게 염려하는 문제였다. 참여하는 교생은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생활하다 귀국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우선 교생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야 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지역은 두 곳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접근하기 쉬운 미국 서부 해안 지역이거나 내가 유학했던 유타 주였다. 먼저 서부 해안지역의 교육청을 많이 방문하였다. 널리 알려진 도시인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 파울로 알토, 로스앤젤레스 등. 그렇지만 2009년에는 미국이 경기 침체 시기여서 대학교는 교수들을, 교육청은 교사들을 대규모로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하였다. 교육계의 분위기가 한국의 교생을 받기가 힘들었다.


해당 지역의 한국인들도 만나보았다. LA의 어학원에는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해마다 어학연수를 위하여 학생들을 보내며, 인솔 교수가 상주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참여한 학생들을 별 3개 정도의 호텔에서 합숙을 하면서 어학원의 수업을 들었다. 또한 이 도시에는 한국인들도 많아서 내가 정한 기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홈스테이를 할 수 있는 정통 미국인 가정을 찾기도 어려웠다.


내가 유학했던 유타 주의 학교를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인터넷에서 유타 주 수도인 솔트레이크시 초등학교의 웹사이트를 찾아서 열군데 이상의 학교장들에게 전자 우편을 보냈다. 그렇지만 장기간 동안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그래서 개인적인 친분을 활용하여 실습학교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유타 북부의 로건(Logan) 시에 소재한 유타주립대학교에는 우리 부부가 오래전부터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미국 고등학교 교장 경력을 가진 선생님이 마침 유타주립대학교에 근무하고 계셨다. 이 분에게 우리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그 대학의 사범대학 행정가 교수를 소개시켜 주었다. 이 교수님과 의논하여 대학끼리 협약을 맺고 학기 중에 실습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리고 방학 중에 교육실습을 실시할 교육청을 찾는 데는 대전에서 선교사로 봉사했던 부부에게 부탁드렸다. 그들은 유타주의 남쪽에 위치한 세인트 조지(St. George)시에 있는 교육청(WCSD) 교육감을 만났다. 프로그램을 소개한 서신을 직접 작성하여 전하면서 협조를 당부하여 성사되었다.


유타 주의 교육청 한 곳에서 한국 교생을 받아들이니 인근 교육청과 우리 프로그램에 대하여 협의하기가 수월해졌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유타주는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주민의 50%가 넘는다고 하였다. 이로 인하여 염려하는 한국의 학생과 대학교 관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유타 주의 공립학교에서 실습하기로 신청했던 서울지역의 한 학생이 참여의사를 철회하였다. 그 학생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여 나에게 유타주로 교생실습을 가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자기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에게 미국 유타주로 교생실습 간다고 했더니, 가지 말라고 제언했다고 하였다. 거기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면 큰 일 난다며 반대한다고 말했단다. 나는 그런 일은 이제까지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확인시켜 주었지만 그 학생은 결국 합류하지 않았다.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이화여대는 기독교 전통을 가진 학교다. 그래서 교수들이 유타주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사범대 학장님과 보직 교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교수님이 미국의 어느 주로 실습을 보내느냐고 물었다. 사실대로 답하였다. 잠시 조용한 순간이 있었고, 질문했던 교수가 유타 주는 예수그리스도교회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런데 또 한 분이 미국에서는 유타주가 제일 안전하여 교생실습으로는 좋은 지역이라고 말하였다. 나도 그동안의 교육실습 성과를 보여주었으며, 유타주가 미국에서 주민의 만족도가 높고, 가장 안전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였다. 논의의 결과 이화여대에서도 학생을 보내기로 결정하였다.


고려대학교를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한 교수가 유타 주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성도가 많이 살고 있어서 자기 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이 방문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런데 참석자 한 분이 "그럼, 나는?"이라고 말씀하였다. 알고 보니 그분은 유타주의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아서 유타주에서 생활해 본 교수였다. 그 교수의 한마디로 고려대에서는 유타주의 종교문제를 더 언급하지 않았다.


유타주의 호스트 가정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행동을 하기도 하였다. 한 호스트는 예수그리스도교회에 다니고 있었는데, 한국 교생에게 '성경' 과 '몰몬경'을 선물하였으며, 교회를 소개하기 위하여 선교사를 초대하였다. 이러한 행동은 교생을 불편하게 하였다. 나는 호스트 가정들을 모아서 이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이를 계기로 호스트가정의 신청서를 받을 때,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홈스테이 가정과도 협의모임을 가졌다. 프로그램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Dos and Donts를 소개했다.


교생들이 미국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제도를 마련하였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기본적인 글로벌 에티켓과 안전 정보를 제공하였다. 위험한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는 술과 담배를 삼가하자고 권장했다. 그리고 지도교사, 홈스테이, 현지관리인(코디네이터)의 연락처를 제공하여, 교생은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접촉하였다.


우리나라 교생들이 방학마다 같은 실습학교에서 실습하고 같은 홈스테이를 이용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대학생들의 지도교사 및 호스트 가정과의 관계가 더욱 원만해지기 시작하였다. 교생, 교사, 호스트 가정을 오리엔테이션 할 때 강조하였고, 교생과 호스트들도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대처하였다.


미국교육실습은 외국에서 이루어지므로 염려사항이 많았다. 그러한 어려움은 한국대학교 관계자들을 설득하여 학점과 재정 관련 법령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교생이 수업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면서 해결하였다. 그리고 미국과 한국 측 관계자들이 가진 편견과 선입견은 시간이 흐르면서 소멸되었다.


"Press on. Obstacles are seldom the same size tomorrow as they are today." Robert H. Schu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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