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난민목회상담사라는 특수직업
들어는 봤나 "난민목회상담사"!
내 새로운 직업명이다.
이것이 무슨 일이냐 하면, 말 그대로 난민신청을 한 후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보호소에서 근무하는, 난민신청인들을 위한 목회상담사다.
기독교가 문화로 자리 잡은 유럽에서, 종교조직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공공기관에서 기독교적 개념을 만나는 건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목회상담(독어로 Seelsorge)이라고 하면 대부분 대충이나마 뭔지 알고 있다.
목회상담이란 교회 내에선 교회 공동체 내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상담해 주고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종교적 언어와 형식(기도 등)으로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교회 밖에서의 목회상담은 어떤 것일까?
그것도 특정 사회적 그룹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상담은 어떨까? 고향을 떠나 피난 왔다는 사실만 공통적일 뿐 그 개인의 배경엔 다양한 문화와 종교, 그리고 무종교가 섞여있는 사람들. 그들을 위해 일할 때, 지극히 기독교적인 목회상담이라는 직업이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몇 년 간 교회 내 전형적인 공동체 담임목회를 하며 경험을 쌓아 온 과거를 뒤로 하고, 이 분야의 새내기로서 이제부터 할 경험들을 조금씩 기록해보려고 한다. 내가 갖고 있던 목회상담이라는 개념이 변화할지, 업무 일상은 어떤 모습일지, 과연 어떤 삶들과 내 삶이 연결될지, 연결된다면 어떤 과정들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