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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업글할매 Mar 15. 2024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

업글할매의 책방 이야기 #61

작년 초에 『 아기 판다 푸바오 』라는 책을 읽으면서 강철원 작가님을 만날 수가 있었다. 집에 어린아이들이 있는 것도 아니고, 더 더군다나 해외에서 살다가 돌아와서 “푸바오”에 대해서 잘 알지를 못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TV에서 푸바오의 엄마 아빠인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판다 쌍둥이 딸이 태어났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그때 처음으로 푸바오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저녁을 먹다가 판다 가족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에 얼마나 정신이 나갔는지 모른다.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는 순간을 보면서 왜 그리 눈물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하도 자식을 안 낳으려고 하는 이 요샹한 세상에서, 이렇게 소중한 생명을 우리들한테 데려와준 엄빠 판다에게 그저 한없이 고마울 뿐이었다.

어쩜 그렇게 덩치 큰 몸에서 그리도 작고 앙증맞은 모습의 예쁜 새끼 판다가 태어나는지, 너무도 신기해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때부터 난 완전히 판다 가족들한테 온 마음을 다 빼앗겨 버렸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유튜브 방송들 다 찾아보고, 강철원 작가님이 쓰신  『 아기 판다 푸바오 』라는 책도 얼른 구해서 읽어본 것이다.


『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 입니다 』, 이 책은 강철원 작가님의 첫 에세이란다. 37년간 야생동물들을 돌봐오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록을 하셨다는 작가님의  그런 일기와 기록에서 이 책은 만들어진 것이다.


이미 지난 세월들을 통해서 푸바오 할부지가 얼마나 판다 가족들을 사랑하시는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 다시 한번 푸바오 할부지의 눈물겨운 사랑을 확인할 수가 있다.


남편이, 아빠가 최고라며 존경과 신뢰를 보내 주는 가족이 작가님 인생에서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하시는 작가님께 나 역시 무한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PART 1
자이언트 판다를 만나다

PART 2
나의 꿈은 판다 할아버지


그동안 난 참으로 많이도 무지했었다. 창피할 정도이다. 하도 푸바오가 유명해서 푸바오의 엄마, 아빠가 우리나라의 판다 1호인 줄 알았다.


1994년에 한중 수교 2주년을 맞아서 리리와 밍밍이 한국에 온 첫 번째 판다들이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았다. 그러고는 1999년 2월에 IMF의 한파와 더불어 오로지 강철원 사육사님의 배웅을 받으면서 리리와 밍밍은 그 추운 날씨에 그렇게 쓸쓸히 돌아갔단다.


그러다가 18년 만인 2016년에 다시 판다가 한국 땅을 밟았는데, 바로 푸바오와 쌍둥이의 엄마, 아빠인 아이바오와 러바오인 것이다.


아이바오와 러바오를 데려오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면서 18년 전에 일곱 살의 나이로 한국을 떠났던 리리를 만날 기회가 생겼단다. 날 알아보려나 하는 일말의 희망을 품고 만나러 가셨단다.


너무도 잘 자란 리리를 보면서 울렁이는 마음을 붙잡고 “리리~~‘하고 부르셨단다. 세상에나, 리리는 강철원 사육사님이 부르는 소리에 작가님을 보더니 서서히 걸음을 떼면서 눈을 마주치며 다가왔단다.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도 강철원 사육사님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작가님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단다. 때로는 이렇게 정들여 키운 짐승들이 사람보다 나을 때가 참 많은 것 같다.


”당신이 진정한 판다 아빠네요!“라면서 그때부터 판다 아빠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그러다가 푸바오가 태어나니까 자연스레 판다 할부지라는 너무도 정겨운 이름이 탄생한 것이다.



내가 푸바오랑 판다 가족에 꽂히기 시작하면서  용인 푸씨 가족의 족보를 외우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엄마 용인푸씨 푸바오 ! 푸바오 엄마 아이바오 “아여사” ! 푸바오 아버지 러바오 푸바오 할부지 강바오 ! 푸바오 쌍둥이 여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역시 푸바오가 제일 부르기 쉽고 예쁜 것 같다. 아마도 그래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강철원 사육사님 역시 동물들의 이름을 지을 때는 어감이 좋아 부르기 편하고 외우기 쉬운 것으로 하신단다. 그래야 친근감도 더 생긴다는 말씀에 지극히 공감을 한다.


굳이 동물들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름을 부를 때도 따스함과 애정을 담아 부르면 우리들의 인간관계도 좀 더 온화하고 아름다워질 것 같다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오늘부터 나도 연습을 해봐야겠다.


“아이바옹~ 러바옹~!”


“여봉~!”


우리 집 양반의 반응이 안 봐도 뻔히 들여다보인다.


“이 마누라가 아침을 잘 못 먹었나~~”



사육사의 생각과 행동은 곧 동물의 복지로 이어진다는 작가님 말씀에 사육사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사육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배려하느냐에 따라 동물들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단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용인 푸씨 가족은 정말 축복받은 것 같다. 강철원 사육사님을 비롯해서 모든 직원들의 끔찍한 사랑과 배려 속에서 사는 것만이 아니라,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듬뿍 받으면서 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안심이 된다.


잘 자라줬고, 잘 지내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푸바오의 탄생 스토리가 시작이 된다. 2020년 7월 20일 21시 49분이란다. 나보다 낫다. 난 태어난 시를 모른다. 아들이 귀한 집에서 셋 째 딸로 태어난 죄이다.


그 어마어마한 덩치의 엄마 판다에게서 태어난 푸바오의 몸무게는 197g이란다. 얼마나 작은 지는 쌍둥이 여동생이 태어나는 순간을 tv에서 볼 수가 있어서 이해가 금방 갔다. 너무도 신기해서 그 장면을 나중에 유튜브에서 계속 보고 또 보곤 했었다.


지금까지 진행 중이다. 쌍둥이 여동생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과정이 주는 즐거움이 상상을 초월한다. 칠십 대 할매도 이 정도이니 젊은 사람들의 판다 사랑은 오죽할까 싶다.



푸바오를 낳고 너무도 지쳐있는 엄마 아이바오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한 입이라도 더 먹이려고 노력하시는 강철원 사육사님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와서 괜스레 눈물이 난다.


마치 엄마가 시집간 딸내미 첫 산후조리를 해주는 것 같다. 이런 지극정성으로 푸바오가 태어난 것이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눈을 뜬 판다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아기 판다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던 날, 백일잔치 겸 명명식을 했단다. 자그마치 5만여 명이 아기 판다의 이름 짓기에 참여를 했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이름이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푸바오‘인 것이다.


사랑스러운 보물 “아이바오”
즐거움을 주는 보물 “러바오”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
지혜로운 보물 “루이바오”
빛나는 보물 ”후이바오“


이제서야 감이 온다. “바오”가 “보물”이라는 것을.



푸바오 할부지인 강철원 작가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너무도 감동스러웠다.


“나와 함께하는 동물들에게 믿음을 주는 사육사로서 그들의 편에 서있고 싶다. 그들의 가치를 키우고 세상에 빛나는 별이 되도록 해 주고 싶다.“


과연 그 누가 작가님 같은 사랑을 베풀 수 있을까 싶다.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온 정성을 다한 진정한 사랑이 아니면 어려운 것이다.


이런 사랑을 푸바오도 잘 알고 있기에 이토록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내가 편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런 포즈가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이 세상을 다 얻은 듯한 최고의 기분 좋은 상태로 누워있는 푸바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 입니다 』


이 책은 무조건 사서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다. 우선은 이 책에 실려있는 판다 가족의 사진들이 너무도 감동스럽고 보는 내내 저절로 행복감도 안겨다 준다.


강철원 사육사님이 마치 친정 엄마처럼 아이바오의 출산과 산후조리를 해주는 과정이 너무도 눈물 나도록 아름답다. 직접 읽지 않고서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그 소중한 푸바오의 성장 과정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과정이 가슴이 시리도록 애처롭고 따뜻하다.  그 어느 엄마가 이토록 사랑과 정성을 기울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이제 4월이면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푸바오를 떠나보내야 한다. 그 심정이 어떨지는 미뤄 짐작할 수가 있는 일이기에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


유채꽃밭에서 뛰어놀던 푸바오를 생각하면서, 푸바오가 떠나고 없어도 매년 유채꽃을 심으시겠다는 작가님의 말씀에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하늘도 강철원 사육사님의 마음을 알아주셔서 쌍둥이 여동생을 보내주셨나 보다. 안 그랬으면 그 쓸쓸함과 허전함을 어찌 보낼 수가 있겠는가.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하는 푸바오도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푸바오를 보내고 남은 용인의 모든 식구들, 너무 많이 아파하지 않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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