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 쉐리, 버번소주
오늘은 조금 특별한 클래스로 찾아왔다.
바로 요즘 유행하는 소주에 위스키 넣어보기
보통 피트위스키를 많이 넣곤 하는데, 다른 종류의 위스키는 어떨지 궁금했다.
라프로익 셀렉트, 메이커스마크, 달모어 12년
피트, 버번, 쉐리 3가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위스키로 선정했다.
가장 먼저 라프로익을 넣어보자
색은 약간 희미한 노란 빛깔을 띤다
신기하다. 소주에서 라프로익의 향이 난다.
그것도 매우 많이
단점은 향이 금방 사라진다는 것?
맛은 서로 자기주장이 강한 느낌이었다.
라프로익의 특유 소독약 맛과 소주가 섞이지 않고
따로 노는 느낌
솔직히 별로였다. 다시는 시도할 거 같지는 않다.
두 번째는 메이커스마크
버번이랑 소주라니 상상만 해도 거북함이 몰려오지만
또 궁금한 건 못 참기에 시도해 보자.
메이커스마크는 버번위스키 중에서도 직관적인 단향과 그만큼 센 아세톤의
느낌이 매우 강한 위스키이다.
개봉한 지 조금 지난 경우에는 조금 덜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향에 속아 선택했다가 인상을 찌푸리는 경우가많았다.
한 번 섞어보도록 하자.
색깔은 정말 딱 백세주 색, 비주얼 나쁘지 않다.
향은 거의 나질 않는다.
하지만 맛은 정말 맛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메이커스마크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
특유의 아세톤 향을 소주가 잡아주고, 버번의 단맛은 유지된다.
정말 부드럽고, 불편한 게 하나도 없는 그런 맛.
이건 정말 강력히 추천한다.
세 번째는 달모어 12년
사실 글렌 알라키 Cs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너무 위스키 향이 지배적이게 될 것 같아
내가 즐겨 마시는 달모어를 가지고 왔다.
색은 버번과 약간 비슷한 색이다.
향은 정말 옅은 쉐리의 향?
근데 맛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내가 짐작건대 이 방식을 시도해 볼 사람들은
소주를 좋아하고, 위스키에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을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소주를 먹는데 끝에만 쉐리의 향이 나는,
정말 부담스러지 않고
쉐리의 피니쉬를 가진 소주가 탄생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달모어처럼 버번캐스크에도 숙성한 쉐리 위스키를 넣어야 이런 맛이 날 것 같다.
뭔가 더 진한 향의 쉐리라면 이런 감동은 없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흔히 즐겨마시는 소주에
위스키를 넣음으로써
위스키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언젠가는 일반 술집에서도 위스키 좀 넣어주세요
하는 날이 오길 조심스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