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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Aug 24. 2024

태풍 종다리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를 훑고 지나갔다. 요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뉴스를 전혀 보지 못해서 얼마나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지 알지 못한다. 밤새도록 불어대는 바람과 어둠 속에 매섭게 창을 때리는 빗줄기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는 냐의 마음을 위로한다. 어두움이 지나가고 서서히 날이 밝아와 창밖으로 넘실대는 하얀 천막들이 무섭게 춤을 추고 있다. 마당에 나가보니 밤새도록 바람과 씨름한 텐트가 반쯤 엎어져서 버티고 있다. 흡사 대견하게도 태풍과 싸우고 장렬히 전사한 군사처럼 고개는 처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말이다. 수고했다고 쓰다듬어 주고 포레스트 바베큐장으로 내려왔다. 천막을 바치고 있는 네 개의 기둥 가운데 한 개가 뽑혀서 넘어져 있다. 포레스트 A의 천막 입구는 모기장이 날아가서 땅에 뒹군다. 흙물에 오염되어 세탁을  해야겠다. 혹시 모를 여파를 대비하여 천막을 동여매고 넘어진 기둥을 수리하였다. 이왕 내친김에 경사진 주차공간에 밧줄로 주차선을 만들었다. 사실 <아크풀리>는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방주를 짓는 마음으로 천천히 만들어 보리라. 저녁이 되고 밤이 깊어가는데 순간순간 억수같이 비가 내린다. 아직도 하늘에는 많은 양의 비가 남아있나 보다. 언제인가부터 하늘이 하는 일에는 불만이 없기로 했다. 틀림없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말이다. 하늘에 순응하여 잘 대처하고 살아가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찜통 같은 더위도 지루한 장마도 내 앞에 있는 많은 문제들과 고난도 최선을 다하여 대처하고 극복하자.

며칠 전에 아크풀리에 두 분의 자매가 방문하였다. 한 분은 카메라를 메고 있어서 인상이 깊었다. 처음 방문하였다고 하면서 아크풀리가 방주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였는지 물어보았다. 아크풀리는 쉼의 공간으로 힘들고 지칠 때에 잠시나마 쉼을 통하여 회복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건축하였다. 손님들이 가면서 책을 한 권 주셨다, 원유경 목사님의 <여섯 걸음>이라는 책이다. 궁금하여 검색을 하고 동영상을 보았는데 충격적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습관적인 신앙생활 속에 안위하던 나의 모습에 강한 충격을 주었다. 예리한 단어 하나하나가 살아있어 굳어 있는 내 영혼을 찔러댔다. 

내가 처음 믿음 생활할 때가 생각났다.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리라는 마음과 달리 나의 열심은 내 삶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듯한 혼돈과 갈증의 시간들이 말이다. 인테리어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나는 하루 종일 현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 사무실에 들어오면 진행사항 정리하고 내일 있을 일들을 위해 준비하며 허구한 날 밤늦게까지 도면을 그리는 일상에서 늘 가정은 뒷전으로 하고 살아갔다. 그러기에 늘 아내에게 미안하고 속상했다. 정작 내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가정을 잘 꾸리고 아내에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자 함인데 이대로 살아가는 것은 희망이 없었다. 그래서 결단하고 아내에게 리어카라도 내가 앞에서 끌면 뒤에서 밀어줄 수 있을지 하고 이야기했다. . 아내는 기꺼이 동의해 주어 회사에 사표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그때 나의 결단과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주었을까? 생각해 본다.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지만  후회가 없는 것은 내가 예수님을 알게 되고 만나고 동행한다고 살아왔다. 하지만 정작 습관적인 믿음 생활에서 안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비상하기 위한 몸부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별된 하나님의 성품은 순전하고 정확하고 확실하다. 반면 내 생각은 좋은 게 좋은 거야 하며 애매한 경계를 만들며 신앙과 현실을 넘나들었다. 이제는 예리한 영적 분별력으로 자신을 다잡어야 하겠다. 노아가 방주를 짓기 위하여  오랜 시간  준비하여 만들고 빈틈없이 역청을 칠하여 대홍수를 준비했듯이 철저한 지기 관리가 필요하다.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귀 기울이고 그리스도의 마음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성심으로 맡겨진 일들을 감당하도록 연약한 나를 성령님께서 도와주시기를 기도한다. 내 영혼의 바다에 말씀의 태풍이 몰아쳐 상한 심령 곤비한 영혼이 회복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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