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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태원 Taewon Seo Aug 31. 2024

분노조절능력

Anger Management Skill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사는 내게 가장 필요한 능력 중에 하나가 분노조절능력이 아닐까 싶다. 내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할 정도로 유별나게 예민해서도 아니고, 감정적인 기복이 심해서도 아니다. 아직도 정의와 진실이 이긴다고 믿을만큼 내가 너무 순진한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불의와 거짓이 득세하고 더 큰 소리를 치는 세상이어서 울분을 참고 살기 힘들다.


내 나라가 불과 몇년 만에 이렇게까지 후지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 가장 불의하고 부패한 자들이 견고한 카르텔을 이루어 진실을 틀어막고 거짓이 버젓히 횡횡하는 세상을 만들어버렸다. 애써 뉴스를 안보고 안들으려 해도 도무지 이해도 용서도 안되는 자들의 만행과 망언이 쉴 새 없이 터지니 미치고 팔딱 뛰겠다. 일제 강점기에 분연히 일어났던 선배님들처럼 총이라도 들고 나가서 싸워야 할 것인가?


내가 건사해야 할 가족과 해야 할 일들만 아니면 지금이라도 거리에 뛰쳐나가 외치고 돌팔매질이라도 하고 싶다만 그 분노를 안으로 삼키고 하루하루 밥벌이 하느라 손발이 바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와 절망에 사로잡혀 체념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린다. 생각만 많은 배불뚝이 되지 않으려 한강변도 걷고, 관점을 넓히기 위해 책도 손에서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야 버티고 살 수 있겠기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야 용납할 수 있지만 도대체 틀려먹은 꼰대들을 만나면 숨이 막힌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나를 지키기 위해 그들을 멀리 하는 것이다. 회피가 가장 소극적인 방어책이라면, 보다 적극적인 공격책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다. 나의 기본을 하고 힘을 키워 결정적으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시원하게 한 방 먹여주고싶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일제강점기로 퇴행시키고,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조차 저버린 사악한 카르텔을 깨기 위해 나의 분노를 에너지화하여 하루하루의 일상을 잘 살아내련다.


- 한강변 산책중에 갑갑한 철책선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다 몇자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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