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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의 탄생신화

별똥별, 아기판다, 보석반지

by 별경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

별이가 엄마에게 찾아올 때 꿈으로 편지를 보내줬어. 3월의 이른 봄 캄캄한 밤에 촤르르르 별똥별이 지나갔고, 귀여운 아기판다가 엄마품에 쏙 들어와 반짝이는 보석반지를 선물해 줬단다. 별이 태명은 '별똥이'로 지었지. 엄마와 별똥이가 10개월을 함께하고 가을바람 선선한 밤에 "똑똑똑, 엄마. 이제 저 나가도 되나요?" 물어서 "오늘 만나자. 별똥" 하곤 뿅 태어났어.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별똥이가 엄마아빠 곁에 와줘서 정말 행복해!



너는 현명해서 잘할 거야

시어머니께서 상견례때 하신 말씀이, 마음이 괴롭다 느껴질 때마다 귓가에 들린다. 결혼 후 첫인사 때도 같은 말씀을 하셨다. "원경이 너는 현명해서 잘할 거야." 처음엔 나와 이질감 드는 '현명'이라는 단어가 색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속뜻을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잘 몰랐다. 한 달, 두 달, 6개월, 1년, 3년, 5년째 결혼생활을 하며 그 말씀의 속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어느 날 이 문장 덕분에 '현명한'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나를 봤다. 4명의 자녀를 키우며 삶의 지혜를 터득하신 시어머니의 메시지를 몸소 느끼며 별이에게도 '좋은 메시지'를 자주 전하려 노력한다.



별아, 너는 세종대왕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원경왕후의 아들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訓民正音), 오늘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

한글날은 10/9일이다.
내 본명은 원경, 별이의 탄생일은 한글날이다.


아이에게 들려줄 탄생신화를 정리해 본다. 자아를 인식할 때, 사춘기를 지날 때, 꿈을 준비할 때, 성인을 앞두고, 첫 연애를 시작할 때, 결혼을 결심할 때, 엄마가 되었을 때, 중년이 되었을 때, 부모가 곁에 없을 때.. 별이가 살아갈 앞날에 혼란한 날, 숱한 갈림길에도 내면에 집중해 스스로를 믿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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