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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추장와플 Dec 04. 2024

생각하는 기능이 없는 자 그 끝은 패가망신이다

당신은 국민의 트라우마를 건드렸어

어젯밤 9000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의 소식을 먼 곳에서 지켜보며 마음이 착잡해졌다.


친구들의 그룹카톡으로 계엄령 소식을 들었다.

나는 친구들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지금 2024년이야, 광주 민주화운동인 줄 아니?


그런데 조금 뒤, 벨기에에 사는 이곳 친구들이 하나둘씩 문자를 보내왔다.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 유튜브로 생방송을 볼 수 없어

한국의 포털 사이트를 접속했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국민들은 천공사태에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도, 당신 부인의 디올 핸드백 사건에도 기회를 주었다. 제대로 나와서 해명을 하던지, 물러 나던지.


당신은 온 국민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진 계엄령 트라우마를 건드렸다. 이제 끝이다.


어젯밤, 군에 있는 사촌동생의 무사안위를 기원했다.

당신같이 군대에도 안 가본 사람이, 아들을 군대에 보내 놓은  부모의 심정을 알 리가 없다.

당신같이 인생을 쉽게 살아온 자가,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 알 리가 없다.


문자를 보내온 친구들에게 전했다.

너무 걱정 마. 이제 곧 다 끝나. 한국인들, 이 정도로 무너지지 않아.


우리는, 쉬운 민족이 아니다. 중국 옆에서도, 몽골의 침략에서도, 일본의 식민화에도 버텨내고 버텨낸 한민족이다.

이런 머리는 액세서리로 달고 있는 자의 생각 없는 한방으로 흔들릴 내 조국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이 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 쿨하고 멋진 한국이란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이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서라고 생각한 적은 단 1초도 없다.


묵묵히 삶을 살아내고, 힘들어도 내일을 보며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국민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이 남 부러울 것 없이 만들어 놓은 조국을 당신은 한순간에, 못 미더운 나라, 안전하지 못한 나라,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를 나라로 만들어 놓았다.

지금 외신이 한국을 그렇게 그리고 있다.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다.


당신은 우리 국민을 농락했다. 이제 그만 내려오길.

스스로 사임을 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당신 얼굴에 똥칠하지 않고 끝내는 방법일 수 있겠다.

책임을 가지고도 생각하지 않는 자, 그 끝은 파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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