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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 Jan 09. 2024

브런치스토리에 내 공간이 생기다니

첫 번째 글. 글쓰기 인생 최고 업적. 그다음은?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알림이 뜨고 얼마나 기뻤는지 찍은 스크린샷만 10장이 넘어갔다. 이건 나에게 일종의 인증마크와도 같았다. 초등학교 백일장 때 엉덩이 무겁게 앉아 한참을 글을 썼고, 중학교 때는 독후감 상을 언제나 거머쥐었고, 고등학교 때는… 사실 이때부터 내 글쓰기에 대한 의심이 시작되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 이름은 수상자 명단에서 밀려나기 시작했고, 그 공간은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이름으로 채워졌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글쓰기를 사랑했기에 꾸준히 글을 썼다.


이후 재수, 삼수생 시절의 나는 그야말로 ‘어둠의 작가’였다. 이때 써둔 글들은 괴로움이 가득해서 굳이 꺼내 읽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이때도 글쓰기는 나의 유일한 낙이었고, 나를 살리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대학 입학 전까지 나는 내 인생에만 몰입한 자아성찰 글을 썼기에 남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공감받을 수 있는 글을 쓰지는 못했다. 건축학과에 입학해 나는 드디어 다른 사람의 글을 ‘진심으로’ 읽게 되었다. 인생의 허들을 하나 넘고 나니 그제야 다른 사람의 글들을 호기심 가득하게 읽을 숨통이 트인 거다. 그랬더니 글쓰기가 더 좋아져 버렸다. 특히 여러 사람들의 긴 글 속에서 발견한 각자의 색깔은 그 자체로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글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에세이 공모전에 내 글을 내서 당선되고, 글쓰기 수업에 찾아가서 글을 배우고, 글을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의 글을 나눠 읽는 모든 일들은 어느덧 내 삶의 이유가 되었다. 종종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브런치에서 에세이를 읽으며 공감하고 위로받았던 경험이 많은데, 그때의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 이곳에 글을 쓰고 있을지 상상도 못 했을 거다. 사실 지금도 확 믿기지는 않는다.


그렇게 커진 마음으로 얻어낸 소중한 공간인만큼, 어떤 글로 시작을 장식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합격 후 거의 3주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영영 미루겠구나 싶어서 급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중이다.




‘가가’라는 필명은 내 이름에서 한 글자, 좋아하는 것들에서 한 글자 따왔다.


먼저 첫 번째 ‘가’. 내 이름 석 자 중 가운데에는 ‘아름다울 가’ 자가 들어간다. 아름다운 것은 모두가 좋아하겠지만 나는 약간 집착적으로 그런 것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건축학과를 지망한 것도 맞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아름답게 짓고, 그 안의 모든 것들을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렇게 나머지 ‘가’는 자연스럽게 ‘집 가‘를 떠올려 덧붙이게 되었다. 내 공간에는 음악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노래 가‘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내 집 같은 이 브런치 안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집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워낙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기에 주제는 이리저리 다양한 길을 갈 수도 있겠다. 결국 최종 목표는 나만 즐거운 글이 아니라 함께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는 소중한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다.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쓰기로 ‘아름다운’ ‘집’과 ‘노래‘를 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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