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쩍!~~ 솟쩍!~솟쩍꿍!~~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산이나 민가에서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구슬프게 들려오는 시기다.
소쩍새는 올빼미과 중에서 가장 작은 새로 크기가 겨우 18~20센티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주로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소쩍새가 우는 것은 수컷이 짝을 찾기 위해 우는 소리지만 네 가지 소리를 낸다고 한다.
솟쩍!~~ 소쩍쿵!~~ 솟쩍다(솥 적다)!~~ 솟탱(솥탱)!~~
보릿고개를 넘던 조상님들은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해의 풍, 흉년을 점쳤다.
소쩍새가 솟쩍다(솥 적다)!~라고 울면 솥이 적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의미로 풍년이 들고,
반대로 솟탱!(솥탱)!~하고 울면 솥이 텅텅 비니 흉년이 든다고 믿었는데 먹을 것이 턱없이 부족했었던 우리 조상님들은 소쩍새의 울음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소쩍새라 이름 지었을까?
물론, 솟쩍!~솟쩍!~하고 울어대니 그 울음소리에 맞게 소쩍새로 이름 붙였겠지만
거기에는 아주 슬픈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옛날,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던 시절, 못된 시어머니가 참한 며느리를 보고 “밥을 많이 하면 찬밥이 남으니 꼭 한 번만 하거라.”며 작은 솥을 며느리에게 주었다.
며느리는 솥이 작아 밥도 부족해 항상 누룽지를 긁어 부엌에서 앉아 겨우 끼니를 때워야 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못 마땅했던 시어머니가 쌀양을 더 줄여버렸다.
솥이 더 작아졌고, 누룽지까지 들여보내야 했던 며느리는 먹을 게 없어서 바가지로 물을 떠 배를 채웠다.
하루, 이틀... 며느리는 결국 배가 고파 굶어 죽었고, 그 뒤로 밤마다 집 근처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솥 적다, 솥 적다 구슬피 울었다.
배고파 죽은 며느리가 한이 되어 솥 적다고 운다, 하여 소쩍새의 전설이 되었다고 한다.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 하다 배고파 죽은 한 넋이 솥 적다~솥 적다 밤새 울어대는 소쩍새는
못된 시어머니에게 너무도 힘겨운 시집살이를 하다 죽은 착한 며느리의 한이 새로 환생 한 안타까움이 전해진다.
지금 사람들이 이런 전설을 들으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분개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조상님 시대의 며느리들은 정말 그런 세월을 살았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들은 그런 배고팠던 시절을 극복하고 최첨단 과학이 주도하는 민주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조상님들이 살았던 시대가 전혀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러한 역사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니 그런 역사는 우리뿐 아니라 19세기때 서방세계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지금처럼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고 인권이란 용어 자체가 아예 없었던 유럽도 무늬만 조금 달랐을 뿐 우리네 조상님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밀레의 종소리에서 그 사실을 엿볼 수 있는 사건이 있다.
밀레의 그림 (만종)은 하루의 일과를 마친 뒤, 고된 삶일지라도 그저 신에게 감사하며 기도를 드리는
가난하고 겸손한 부부의 모습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훗날, 과학자들이 첨단장비로 밀레의 만종을 감식한 결과 이 그림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은 아이의 시신 바구니를 발 밑에
두고 부부가 아이의 영혼을 위해 신께 드리는 기도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너무 사실적이라서 보수주의자들에게 비난받을 것을 두려워한 밀레가 아이의 시신을 지우고 그 바구니에 감자를 담은 모습으로 그림을 바꾸었다.
지금 우리들의 눈에는 마치 부부가 하루 일과를 끝내고 신께 감사를 드리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굶어 죽은 아이를 땅에 묻기 전, 신께 아이를 위해 기도드리는 그림이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방세계도 우리네 조상님 시대만큼이나 먹고살기 힘들었다는 것을 밀레의 만종과 이삭 줍는 여인들의 그림에서 알 수가 있는데 지금의 풍요로운 시대 전에는 보릿고개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재했다는 것.
솟쩍!~~ 솟쩍다!~~ 솟탱!~~
21세기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귀에 소쩍새의 울음소리는 솥 적다!~로 들리겠지만
역사는 물레방아처럼 돌고 돌듯이 풍요로운 시대 후에는 빈곤의 시대가 또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그 빈곤의 시대는 천재지변, 기근, 질병 및 전쟁의 발발을 의미한다.
그때는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솥탱!~으로 바뀌겠지.
우리 조상님들이 소쩍새가 솥 적다!~~ 로 울기만을 바라며 초조하게 들었던 소쩍새의 울음소리가 소쩍새의 전설을 알고부터는 더 귀여겨들어봐야 할 것 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