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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Feb 18. 2024

나이 서른한 살 처먹고 세뱃돈 받은 썰

마지막 세뱃돈

안녕하세요.


다들 설은 잘 보내셨나요?


저는 설날 잘 보내다가 막판에 먹다 남은 빵을 잘못 집어먹고 배탈이 나서 사흘동안 고생했습니다.


제가 화장실에 들락날락했다는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으실 테니 이쯤 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번 설 명절은 참 뜻깊었습니다.


최종 면접의 결과도 알게 되었고, 지난 2년간 해외에 나가 사느라 없었던 친척들의 얼굴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이 서른한 살 처먹고 세뱃돈 받은 썰'이라고 자극적인 제목을 써 놓았지만, 딱히 썰이라고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그냥 정말 오랜만에 제가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고, 할머니는 여전히 "괜찮아요, 할머니..."라는 말을 무시하시곤 제 주머니에 세뱃돈을 쑤셔 넣으신 일뿐입니다. 이모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유난히 세뱃돈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제 나이로 인한 자책감 비슷한 느낌일까요.


아버지께는 "용돈을 드리지는 못할망정..."이라며 농담 섞인 핀잔도 들었습니다. 농담 2% 진담 98% 정도인 것 같습니다.


훌쩍 커버린 사촌 동생들도 보고, 친척 어른들도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마냥 즐기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게 살짝 아쉽기는 합니다.


최종면접에는 합격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입니다. 


사실 내일이 첫 출근이어서요,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큰 언덕을 하나 넘었지만, 앞으로도 할 일 투성이네요.


이제 밖이 얼마나 추운지 아니까, 직장에 잘 붙어있을 자신이 있습니다. 자신 없어도 해내야 되는 위치라서요.


열심히 해서 얼른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싶네요.


이미 늦어 조바심이 들지만, 천천히 끈덕지게 나아가 보겠습니다.


이번에 받은 세뱃돈이 마지막 세뱃돈이 될 수 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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