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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삿갓보이 Dec 04. 2023

한국인 12

해외 5년 살기, 체류비자, 어깨를 낮추고 눈을 맞추는 통념


하늘을 나는 비행기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저 비행기가 도착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어릴 때의 막연한 호기심과 꿈.


88 올림픽 이후 한국정부는 드디어 개인의 해외여행 자유화를 허락합니다.

마침내,  같은 시골뜨기도 저 비행기로 미지의 곳으로 갈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의 나라에서 살려면 체류비자를 반드시 발급받아야 했습니다.

콜럼버스 가 아메리카 대륙을 갔을 때 이민국 대신

원주민들로부터 꽃다발도 받았다던데..


교통만 편리 해졌지, 국경은 문명이 발달될수록 드높습니다.


5년마다 나라를 바꾸는 이른바 5년 살기에,

비자 문제는 늘 골머리를 섞이는 문제였습니다.


공부할 때는 학생비자,

나이 들어서는 방문학자로 대학에 적을 두고 체류비자를 얻었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관광비자 말고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 없는 는 이민국 사무실에 억류를 당하기 일쑤.


그러다, 아이디어 을 찾아낸 게, ""를 설명하기보다는

이민국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통념"을 이야기하자. 였습니다.


중국 이민국.  

여기는 가 살았던 6개국 중에 제일 살벌했습니다.


-중국 직원 : 한국인? 너 여기 벌써 3년이다 해!

3년 동안이나 관광 하나 해?


그는 굳은 인상으로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노려 봅니다.

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큰 목소리로 그에게

맞서듯 외쳤습니.


-나 :  중국 크다 해!


그는 순간 입가가 실룩이며 굳어진 얼굴이 펴지며

굵은 침까지  튀겨 가며 입을 엽니다.


"하하하하. 맞다 해, 중국 정말 크다해!"


그는 껄껄껄 웃으며  여권에 도장을 흔쾌하게

찍어 줬습니다.  그의 침 자국과 함께.


그는 깜빡 잊어버렸던, 그가 내심 자부하는,

"대국 중국"이란 것이

땅 넓이, 면적이다는 것을 떠올린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통념"을 무너뜨리고 깨는 것 그 자체가 목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짜릿한 그 느낌, 나는 특별할 것 같은 느낌.

과학자. 예술가. 문인. 작가. 정치가. 등등

그것이 직업이 되는 경우에 특히 그리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사도라 던킨이 발레의 토슈즈의 통념을 깨고

현대무용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지금 현대무용 또한 현대무용 만의

토슈즈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는 그렇게 비자체류 문제를 해결해 내면서

내가 왜  그동안 이민국에 억류되었는지를

반성할 수 있었습니

"나는 달라요! 내가 누군지 아세요?"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억압과 고통을 주는 편견,

사회적 통념은 바뀌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문제를 만들어

풀 필요는 있을까요?


말레이시아 대학에서 도시학을 가르치고 있는

무슬림 여교수가 그럽니다.


"우리는 별문제 없었는데 ,

유럽인들이 여기 와서 문제라고 자꾸 지적을 해요. 국경선도 그래요. 수백 년간 그거 없이 잘 살았는데, 유럽인들이 우리 슐탄(왕) 한테

"너넨 국경선도 없이 여태 살았어?"

그리고, 그 인식 때문에 과거 치열하게 전쟁을 했었어요. 국경선을 만드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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