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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m Jan 04. 2024

Complaint과 Advice

소소한 깨달음

 최근에 하와이로 떠나는 비행기에서 장사천재 백사장-이탈리아편을 본 적이 있다. 백사장과 존박 그리고 연예인들 몇 명이 베네치아에 한식 가게를 내어 운영하는 편이었다. 오픈 후 첫날, 이탈리아 노인이 한식과 막걸리를 시켜서 먹었지만, 막걸리가 너무 달아서 맛이 없었다는 혹평을 하는 장면이 기억이 난다. 노인의 Complaint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문화의 다양성을 받아들일 자세가 없는 그가 참 별로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는 존박은 차분히 그분의 감정을 받아주며 기분이 상하지 않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의 추가적인 대화를 보니, 그 노인은 Complaint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식당에 대한 Advice를 한 것이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나는 어렸을 적부터 불편한 것을 잘 견디지는 못했던 것 같다. 자기주장도 강한 편이어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거침없이 내 의견을 자주 이야기 하는 편이었다. 우스꽝스럽게도 남편을 처음 만나게 된 계기도 Complaint 때문이었다. 25살 때 떠났던 필리핀 어학연수에서 불성실한 필리핀 선생님들을 보고 곧장 교무실로 가서 선생님 변경 요청을 몇 번이나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바뀐 반에서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학원 선생님 사이에는 내가 Complaint을 참 많이 한다며 소문이 나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뭔가 부당하고 잘못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들에게는 Complaint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니… 내가 전달을 잘못한 것인지. 왜 그렇게 소문이 날 수밖에 없었는지 내 모습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옳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 Complaint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의견을 말하는 나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한 건 받아들이는 Listener의 입장인 것 같다.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태도가 같은 이야기를 Complaint인지 Advice인지 구분하기 때문이다.


 만약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존박이 그 노인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고, 단순히 환불만 하고 끝났으면, 그건 Complaint이 아니었을까. 다행히도 그는 의견을 수용하여 다른 주류도 매장에 비치해 놓는 모습을 보였으니 분명 Advice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나를 닮아서 그런가, 우리 큰 아이는 불평이 참으로 많다. 그런 불평을 듣다 보면 화도 나지만 가끔은 그 안의 속 뜻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낀 이 감정을 아이에게도 나눠주고 싶다.  Listener의 입장에서 아이의 불편한 그 감정을 받아주고, 개선해 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다 보면, 내 아이도 그 모습을 배워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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