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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윤헌 Nov 12. 2024

성찰-2

한 개인의 삶이 60년 이상을 살았습니다. 

한평생을 살면서 희노애락(喜努哀樂)이 가장 가까운 벗이었고 이것을 극복하는 것이 나의 인격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어느 시인이 국화꽃이 피기 위해 천둥도 치고 된서리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대추 한 알을 붉게 만들기 위해 태풍, 벼락, 번개 몇 개를 맞아야 한다고 합니다. 많이 공감합니다. 저도 살면서 나름대로 많은 풍상(風霜)은 아니라도 인내하고 고민하고 아파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것 같습니다.     

 부모에게 받은 아주 특출한 DNA를 아껴 쓰거나, 아예 꺼 내지도 못한 것이 더 많고, 사용한 것도 부분만 사용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 이유는 도전 정신이 부족하고 겁도 많고 일상이 게으름으로 점철하였고 자기애(自己愛)를 일찍 깨우치지 못해 아픔을 많이 앓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삶을 살면서 타인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나 나 자신이 느끼는 강렬한 메시지를 메모하는 습관입니다. 20년 가까이 메모하여 고대 사상가의 글을 인용하여 근거를 제시하며 글을 쓰고 퇴고하여 발표하지만, 재능이 부족하여서 글이 거칠어 누구에게 발표하는 일에 많이 망설였습니다.     

 주변에 사람들의 삶을 면면히 살펴보면 나름 매우 행복해 보여도 한 발짝 가까이 들어가 보면, 참 다양한 삶이고 즐거움과 행복보다는 오욕칠정에 묶여 탐욕을 채우지 못해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빗속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빗속에서는 내 눈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찰리 채프린 말이 참 가슴에 와닿습니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내 의지와 관계없던 유년 시절은 유복했고 내 의지의 출발인 청년 시절에는 나름대로 어려웠지만, 어영부영 보냈고 가정을 만들어 정착한 후는 부모에게 효도, 형제간 우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친구 관계, 직장에서 인간관계를 순탄하게 만들어 나간 것 같습니다. 내 능력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직업이 큰 변화가 없는 교직이라 잘 적응하면서 돈에 대한 큰 욕심이 없어 큰 변동 없는 잔잔한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평범한 삶이 가장 비범한 삶이라고 강변하고 싶습니다. 60년 이상 살아보니 무탈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란 걸 깨달았답니다. 뜬구름 잡는 이상주의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주어지는 소확행(小確幸)이 행복인 것을 젊을 때는 몰랐다가 최근에 확실히 알게 되었답니다. 가족의 행복이 가장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에 많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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