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조국 일식 과학 유람기 #5 - 도착
자그마치 13시간 20분의 비행 끝에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8년 전 뉴욕에 왔을 때는 12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북극항로를 이용하지 못해 더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보다 이상하게 덜 지루하게 날아왔네요. 이것도 경험의 힘일까요.
이제 악명 높은(?) 미국 공항 입국수속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전에 출장으로만 5번 미국 본토에 왔었지만 입국수속에서 문제 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입국인원에 비해 창구 직원도 적고 운 나쁘면 느릿느릿 통과시키는 직원을 만날 수도 있어서 이동하는 속도는 9회말 끝내기 직후 야구장 출구로 쏟아져 나오는 인파 이동속도 보다 느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카메라로 얼굴 한번 인식하고 기껏해야 며칠 있냐 어디로 가냐만 물어보고 가라고 합니다. 예전엔 열손가락 지문을 다 찍었는데 이젠 안 찍나 봅니다. 인쇄해 간 ESTA를 제시했는데 필요 없다네요.
입국수속이 끝나면 짐을 찾고 세관검사 후 나가서 워싱턴 DC로 가기 위해 환승을 해야 합니다. 예약할 때 대한항공 제휴사인 델타항공편을 예약했고 종이티켓 발권 없이 모바일 티켓만 있으면 되니 편리합니다. 수하물은 무조건 찾아서 다시 부쳐야 하는데 다행히 나오자마자 대한항공 카운터가 있어 손쉽게 수하물을 부쳤습니다.
8년 전 출장 때는 환승시간이 짧아 비행기를 놓쳤는데 이번엔 넉넉했습니다. 하지만 13시간이 넘는 비행에 수술받은 다리는 붓고 무거운데 환승할 곳은 참 멀었습니다.
도착 터미널이 1번인데 워싱턴 가는 터미널은 4번입니다. 4층으로 올라가 Air Train을 타면 됩니다. 8년 전엔 사진의 왼쪽 순환선을 탔다가 반대로 돌았는데 이번엔 오른쪽 Jamaica line을 타고 바로 갔습니다.
환승은 국내선이라 간단하고 빨랐습니다. 출발장으로 들어가려고 줄을 서있는데 갑자기 등에 i자를 크게 쓴 파란 티셔츠의 안내요원을 따라가라 해서 얼떨결에 이리저리 따라가니 별도의 작은 짐검사장이 나왔습니다. 인원이 적어 줄은 빨리 줄었는데 가방검사에서 먹던 생수 하나는 반납해야 하더군요.
문제는 탑승구가 거의 끝인데 인천공항과 달리 걷는 것 외엔 없어 방법이 없습니다. 다 가서 계단을 한번 더 내려가니 나옵니다. 어쨌든 NYPD 기념품도 팔고 미국공항 느낌이 확 납니다.
아침 기내식만 먹은 상태라 탑승구 근방 가게에서 샌드위치, 수프, 음료수를 주문하니 $39.16로 비쌌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생각하고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니 내부 테이블에서 못 먹는답니다. 이런. 결국 대합실에 앉아 추레하게 먹다가 양이 너무 많고 짜서 결국 남겼습니다.
미국에 오자마자 뉴욕에 지진이 났다고 재난문자가 사방에서 아우성입니다. 공항에서는 전혀 못 느꼈는데 뉴스를 보니 제법 진동이 컸나 봅니다. UN 회의장에서 회의가 잠깐 중단됐다고 하네요.
그리고 미국에 왔음을 실감했던 것 하나는 갑자기 한국에서 안되던 아이폰 기능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로밍을 위해 전원을 껐다 켜니 위성전화로 구조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하고 "나의 찾기(Find me)" 앱에서 지도상에 제 애플 기기들을 표사해 줍니다. 수하물에 넣어둔 에어태그가 바로 떠서 금방 찾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페이스아이디 필요 없이 아이폰만 갖다 대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고 뜨고 웬만한 가게에선 다 애플페이가 됩니다. 역시 미국이 애플의 본진인데 왜 정부의 미움을 받아서는...
아주 작은 4열짜리 비행기를 타고 롤러코스터 같은 비행을 한 시간 남짓 하자 워싱턴 DC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안의 동양인들은 거의 다 과학과 사람들 멤버더군요.
짐을 찾아 가이드를 만나서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섀그웨이를 탄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도착한 호텔은 힐튼호텔 Rocjville MD라는 곳으로 느낌상 3성급 중 상위권 같아 보였습니다.
방 배정을 받으니 저보다 2살 위인 분과 한방이 됐는데 마침 창원에서 플라스틱 제조업 하시는 분이더군요. 게다가 제주도가 고향이고 원래 토목 기술자 출신으로 저하고 인연이 은근히 많은 분이었습니다.
7시에 모여서 앞으로 일정에 대해 브리핑받았습니다. 과학과 사람들의 파토 원종우 님의 브리핑과 천문학자 이강환 박사님, 생물학자 이정모 관장님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저만의 시차 적응법으로 촤대 한 늦게까지 버티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4월 6일 본격적 여행 첫날은 8시 30분에 출발한답니다. 본격적인 여행기는 다음회에 시작합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