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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러기 골목대장 Jan 03. 2024

빌린 책 그냥 반납하면 되지
왜 사서 반납하라는 거죠?

   교직을 퇴직하고 나니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들이 던진 말들이 깨알처럼 쏟아집니다. 기억력이 별로 안 좋아 다이어리에 기록하던 습관이 이제야 빛을 봅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사서 선생님이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사서 선생님이지요? 아니 도서관에서 빌린 책 그냥 반납하면 되지 왜 사서 반납하라고 합니까? 학교 방침입니까?"


  황당하기는 하였지만 담임선생님께 확인 후 답을 주기로 하고 1학년 교실로 갔답니다. 담임 선생님은 별다른 말을 안 했다고 하시면서 들려준 이야기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답니다.


  "일주일 후면 여름방학하니 도서관에서 빌린 책 있는 사람은 사서 선생님께 반납해 주세요."



   2000년대 초에는 학교에 사서 선생님이 거의 없어서 저도 생소했는데 1학년은 더 생소했을 겁니다. 보통 아이들은 '도서관 선생님'이라 호칭했었습니다. 그러니  '사서=물건을 구입하여' 쯤으로 오해하여 엄마에게 전언했을 가능성이 높았답니다. 학부모에게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사과를 하면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답니다. 


  의사소통에서는 상대방의 인지 발달 정도를 고려하여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어휘를 사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의사소통 장애가 발생합니다. 문해력이 밥 먹여주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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