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휴가 보내기
일주일간의 휴가 동안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받았다.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은 회사 사람들. 그 맞지 않는 사람들과 본의 아니게 매일 부대껴야 하기에 그 만남이 상처가 되는 날이 많았다. 여름휴가 일주일 동안 내가 별로 상종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받을 일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런데 집에만 있으니 사람 스트레스를 안 받느냐? 그것도 아니다. 서로 사랑만 주고받을 것 같은 가족들과 있을 때도 그 안의 스트레스가 있다. 여기서도 사람 스트레스, 저기서도 사람 스트레스다. 그렇다면 이 스트레스를 대체 어떻게 극복해야 한다는 말인가? 만나지 말고 두문불출 홀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내 생각에는 스트레스를 저기 한 발짝 버려두고 내 일이 아닌 것처럼 쳐다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태풍의 눈 안에 들어가서 왜 스트레스에 허덕이는지도 모르는 채로 휘말리다 보면 결국 소모되는 것은 나이다. 그 스트레스를 한 발만 멀찌기 떨어뜨려놓고 보자. 마치 내 일이 아닌 것처럼.
그리고 그 스트레스 안에 파고들지 말고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그래서 휴가가 좋다고 하는가 보다. 평소에는 일이 끝나고 나면 누군가 사람을 만날 기력이 없어 집에 가서 누워서 유튜브에 파묻히곤 했는데, 휴가니까 누군가를 만나볼 힘이 생긴다. 많이는 필요 없다. 그저 한두 명 평소에 좀처럼 만날 용기를 내지 못했던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면 좋다. 쓸데없이 소모했던 관계는 과감히 무반응할 용기도 필요하다. 예를 틀면 카톡에서의 인사치레라던가...
내 안에 나를 굴레에 넣었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현저히 나는 편안해진다. 그냥 그들을 잊고 대신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의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노력을 하자. 그들과 만났을 때 그들과 대화할 때 느꼈던 감정을 더 많이 기억하고 내 안을 그 좋은 에너지로 채우자.
하기 싫은 일을 버리면 하고 싶은 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철저하게 파고들다 보면
'하기 싫은 일'의 반대편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싫은 일은 죽어도 하지 마라_가나가와 아키노리-
2021년 한겨울에 보내는 여름휴가는 새로운 곳에 가서 자연을 만나고 그 안에서 심신을 쉬게 해 주지는 못했지만, 코로나 시대의 휴가를 제대로 즐겼다. 집에 있으면서 이전의 휴가를 보내는 방식을 대체할 방법으로 좋은 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찾았다.
우선 시도도 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의 극히 일부분만을 이해했기에 무한 복습이 필요할 예정이나 그 새로운 것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배웠다는 생각에 이 시간을 잘 보냈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하루 종일 생각하는 내 관심사를 심도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끝장나게 이야기해본 것도 큰 에너지원이 되었다. 역시 내 안에 갇혀서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힘의 크기를 느낀다. 얼마나 끝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 10년 전에 읽었던 책을 꺼내어 다시 보기
- 부모님이 어려워하는 IT 분야 도와드리기
- 나를 위한 선물 주기(라고 쓰고 소비라 칭한다.)
-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컷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기
하기 싫을 해야 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비중을 늘릴 때 내 삶의 만족도가 훨씬 올라가는 것을 느낀 휴가기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