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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이기로 했습니다.

사진에 진심人

2025년 12월 2일 점점 추워진다. 발이 시렵다.


문득 핸드폰 연락처를 쭉 내려보다가 손이 멈췄다. 수백 명의 이름들. 그런데 이 중에서 내가 지금 당장 마음 편히 전화를 걸어 "나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생각해보면 나는 그동안 참 바쁘게도 살았다. 남들에게 '좋은 사람' 소리 듣고 싶어서, 혹시나 뒤처질까 봐 싫은 자리에도 억지로 끼어 있었고, 내 속도보다는 남들의 발걸음에 맞춰 숨 가쁘게 뛰었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나를 위해 몇 가지 다짐을 일기장에 꾹꾹 눌러 쓴다.


내 사람만 챙기기

넓은 관계가 성공한 인생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관계는 넓이가 아니라 '깊이'였다. 이제는 스쳐 가는 얕은 인연에 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려 한다. 흘러갈 사람은 계절처럼 보내고, 내 곁에 남은 진짜 내 사람들에게만 따뜻한 온기를 쏟아야지. 옷장 정리하듯, 마음에도 정리가 필요하다.


아파도, 도망치지 않기

실수할 수 있다. 엉망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엔 그게 무서워서 모른 척 덮어두곤 했다. 하지만 곪은 상처는 언젠가 터지더라. 이제는 따갑더라도 소독약을 바르는 용기를 내보려 한다. 고통스럽지만, 똑바로 마주 보고 고쳐나가야 진짜 내 살이 되니까.


단단하지만 부드럽게

강한 사람은 소리지르는 사람이 아니다. 진짜 강한 사람은 자기 기준이 있어서, 오히려 남에게 너그러울 수 있는 사람이다. 속은 바위처럼 단단하게, 겉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그런 '외유내강'의 사람이 되고 싶다.


나만의 속도로 걷기

누군가는 벌써 저만큼 뛰어갔다고 불안해하지 말자. 그건 그 사람의 속도고, 나는 나의 호흡이 있다. 남이 만들어놓은 틀에 나를 구겨 넣지 않고, 내가 서고 싶은 자리에, 내가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서 있을 거다.


그렇게 가보려 한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내 두 발로 단단히 걷고 있으니까.


오늘의 다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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