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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영cjy Dec 14. 2024

내가 먼저다

나의 행복이 전하는 따뜻한 세상

우리는 종종 남을 돕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가까운 누군가를 위해서라면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붓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이타적인 마음 뒤에 숨겨진 진실은, 내가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배불러야 배고픈 사람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내가 건강해야 아픈 사람을 돌볼 수 있다. 내가 행복해야 비로소 다른 이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먼저 자신을 돌보고,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어느 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는 무겁고 지쳐 있었다. 몸이 안 좋으신지 평소와 달리 기운이 하나도 없으셨다. 그런 엄마에게 내가 아무리 좋은 말, 위로의 말을 건네도 그 말들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돌아왔다. 엄마는 듣는 둥 마는 둥, 그저 짜증만 섞인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 모습이 낯설고 아쉬웠지만,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신이 아프고 지쳐있을 때는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결국 자기 자신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본능이다.


다음 날, 엄마의 목소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가 돌았다. 몸 상태가 좋아지신 건지, 목소리에는 여유가 묻어나왔고 그제야 우리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엄마의 웃음소리가 들려오자, 나 역시 덩달아 미소가 지어졌다. 엄마의 건강이 회복되니, 우리의 대화도 자연스레 따뜻해졌다.


이 경험은 나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누구라도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이에게 진정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는 자신을 돌보는 것이 최우선이며, 그것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생존본능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허락할 권리가 있다.


우리 사회는 종종 '희생'을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희생이라는 이름 아래, 나 자신을 잃어가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스스로의 행복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주변을 돌볼 수 있는 힘도 잃고 만다. 행복한 사람만이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


어린 아기가 엄마 아빠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방방 뛰며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아기의 그 밝은 웃음은 엄마 아빠의 행복에서 비롯된다. 한 사람의 행복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서로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의 순환이다.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먼저 스스로의 행복을 가꾸고, 그 행복이 자연스럽게 주위로 퍼져 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


행복은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 행복한 사람이 더 많은 배려를 할 수 있고, 더 큰 사랑을 베풀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더 이상 자신을 희생의 이름으로 묶어두지 말고, 스스로를 먼저 돌보는 일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나의 행복이 곧 세상의 따뜻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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