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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영cjy Jun 11. 2024

나를 위해 피부과를 가라

에세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물질적인 만족을 넘어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 계기가 작은 변화를 만들고, 작은 변화에서 좋은 습관이 만들어지며, 곧 큰 성과로 이어지며, 이는 우리의 삶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그 투자로 인해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위한 투자는 우리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얼마 전, 오랜 고민 끝에 피부과를 방문했다. 상담을 마친 후, 몇 백만 원의 패키지를 결제했는데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지금은 정말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피부는 투자한 만큼 좋아지고 있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피부에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요즘은 피부에 좋은 것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더 자주 씻고 청결에 신경 쓰며 꼼꼼히 관리하게 되었다. 진작에 그러지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만큼 피부가 개선되었고, 나의 관심과 노력이 더해져서 실제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때로 자신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 말로 나를 위한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셈이다. "무슨 돈이 있어서 그래?", "시간도 많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지만, 글쎄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면 그 계기로 인해 자신을 소중히 여기게 되지 않을까. 오로지 나 자신만이 나를 아낄 수 있다. 내가 나 스스로를 아낄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나를 아낄 수 있는 법. 내가 남 보기 좋으라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게 아니라 진정 내가 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가진다. 


나의 생각은 단순히 피부 관리에서 그치지 않고 다른 영역으로도 확장된다. 예를 들어, 턱을 부여잡고 치과에 다녀오면 그날은 유독 양치질과 치실질을 열심히 한다 역시 인간은 아파봐야 정신 차리지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몸소 느끼고 오기 때문이다. 치료에 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고, 치과에 대한 공포심도 있지만 다신 발걸음 하고 싶지 않은 곳 1순위, 무엇보다 아프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크다. 치과에서 치료를 마치고 나면 치아 관리를 위해 구강 청결제를 사다 놓고,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오랜 시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마련이다. 


건강 관리 역시 비슷하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다녀오면 건강 관리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병원을 방문하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예방을 위해 생활 습관을 바꾸게 된다. 누구나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지. 하얀 가운이 천사 혹은 신처럼 보인다. 그리고 작은 변화들이 모여 큰 건강 개선을 이끌어낸다. 우리는 건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병원신세'라는 계기가 필요했을 뿐이다. 


살이 많이 찐 사람도 어쩌면 계기가 없어서일 수 있다. 햄버거 하나 더 먹는다고 크게 다를까? 마치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만 원 더 쓴다고 타격감이 없는 것처럼. 하루아침에 나쁜 습관이 좋은 습관으로 바뀌지 않는다. 그 중간에 변환점이 있어야 한다. 갑자기 쓰러진다던지, 하루아침에 거지가 된다던지 말이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다이어트에 성공한 박나래가 생각난다. 그녀 역시 이장우가 '바디프로필'이라는 변환점을 만들어준 셈이다. 가장 좋은 상황은 내가 무언가를 시도했을 때다. 당연히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면, PT 또는 크로스핏이 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몇 번 한다고 바뀌지 않는다. 일정기간 지켜봐야 한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으며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그 작은 결과가 식단과 꾸준한 운동 습관을 만들고, 이내 큰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인생은 그런 것 같다. 잠깐, 이것이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을까? 하루아침에 결과를 만드는 일은 욕심일 수 있다. 인생에 공짜는 없고, 결코 쉬운 일은 없다. 우리가 0에서 100이라는 결과를 하루아침에 만드는 건 무리다. 0에서 100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해 보여도 어쩌면 0에서 10까지만 참을 수 있으면 될 것 같다. 0에서 100은 힘들어도 0에서 10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어떻게? 이 역시도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내심이 있어야겠지. 딱 10까지만 참을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아니, 10도 못 참으면 생도둑이지. 내가 그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그 성취감이 좋은 습관을 만들고 어렵지 않게 20, 30, 50, 그리고 마침내 100으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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