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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재영cjy Jul 17. 2024

유튜브를 시작해 보니 이렇더라

에세이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독자 1,000명과 1년간 4,000시간의 재생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엔 영상 편집 도구를 배우고 콘텐츠 방향을 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며, 초기 성과가 미미해 중도 포기자가 많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지속할 필요가 있다. 유튜브 성공은 알고리즘의 선택도 중요하므로 매일 영상을 업로드하고 키워드를 신중히 설정해야 한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필요하며, 이는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어렵지만 보람 있는 과정이다.



유튜브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독자 최소 1,000명과 1년간 총 재생시간 4,000시간을 달성해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대략 1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해서 혼자서 영상 편집 도구를 알아보고, 직접 편집을 해보며 나에게 맞는 편집기를 찾고,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며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렇게 매일 영상을 만들다 보면 어느새 편집 기술이 늘고, 그다음에는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 사이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한다. 유튜브 채널의 방향을 한 번 정하면 다시 바꾸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을 잠시라도 운영해 보면 알 수 있다. 디지털 막노동이다. 1분 미만의 쇼츠 영상 한 개를 만들고 업로드하며 해시태그 등 옵션 설정을 하는데 최소 30분이 걸린다. 이마저도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무료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하고, ChatGPT 같은 AI 도구의 도움을 받았을 때 가능한 시간이다.


어쨌든 내가 만든 영상을 올리다 보면 한동안은 재미와 기대감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작업하게 된다. 하지만 한 달쯤 지나서 구독자 수가 생각만큼 늘지 않고, 영상 조회수도 형편없는 현실에 실망한다. 다른 유사 채널과 비교해 보면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점에서 열 명 중 절반이 포기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나도 포기할까? 아니면 더 해볼까? 혹시 몰라 인터넷에 '유튜브 수익화까지 걸린 기간', '유튜브 포기할까요?' 같은 키워드로 나와 같은 처지를 앞서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본다. 그들의 이야기는 각양각색이다. 사실 답은 없다. 나의 결론은 일단 계속해 보자는 것이다. 나는 이미 포기했을 사람들 중 하나가 되고 싶지 않다. 여기서 포기하면 일말의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두 달 정도 지나고 나서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구독자 수는 한 자리에 머물러 있고, 영상 조회수는 들쑥날쑥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많지 않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내가 너무 성급했다. 아직 영상 개수나 퀄리티가 한참 부족하기 때문일까. 내가 얼마나 노력했다고 벌써 조바심을 냈는지. 느낌상 이 타이밍에 남은 다섯 명 중 한두 명이 추가로 포기할 것 같다. 이유는 투자한 시간 대비 결과물이 보이지 않고, 구독자 1,000명이 너무 높은 산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만약 유튜브 영상 제작이 노동처럼 느껴진다면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맨땅에 헤딩도 한계가 있는 법. 여기서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이 일에 순수하게 재미를 느끼거나 배울 것이 있다고 느끼는 경우일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을 위해 하는 사람은 계속할 수 있다.


3~4개월이 지나고 보니 오기가 생겨 멈출 수가 없었다. 수익 창출 조건은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이번 달까지 영상 100개를 만든다던지. 유튜브 채널의 방향이 잡히고, 영상 편집도 효율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일상 속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고, 샘솟는 아이디어를 영상에 적용하며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영상의 개수와 퀄리티를 점차적으로 올리면서 다른 채널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하게 된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곧 6개월이 되어 간다. 여기서 또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온다. 여전히 구독자 수는 늘지 않고, 영상 조회수도 답보상태인데 계속하는 게 맞는 걸까? 하루에 몇 시간씩 투자하는 것이 의미 있을까? 왜 유튜브를 시작하고 6개월 정도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포기한다고 하는지 알 것 같다. 다들 나름대로 우여곡절의 시기를 보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추어가 프로의 벽을 느끼는 것처럼 그 벽을 몸소 체험하는 느낌이랄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유튜브의 성공에는 '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영상이 남에게 보이려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기 위해 매일 영상을 업로드하고,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키워드 하나도 신중히 입력하는 것이다. 딱히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느낌이다.


이처럼 유튜브로 성공한 사람들이 거저 성공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감하며, 이 또한 다른 일과 다르지 않게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STOP OR GO. 이제 선택은 나의 몫이다. 생각해 보면 여기서 포기하면 모든 게 끝이다. 그래도 '존버'하면 그 열 명 중 한두 명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나에게 의미가 있을까? '존버'한다고 다 성공하는 걸까? '존버'라도 해야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걸까. '존버'는 곧 기회비용인데 그 가능성에 베팅을 해야 할까?


혼자 생각에 잠기다 문득 깨닫는다. 사실 인생이란 게 다 이런 식이 아닌가?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은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면 보통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가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지 않던가.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선택의 문제다. 물론 선택만 한다고 되던가? 때로는 선택도 받아야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성공은 실력과 운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결과다. 우리에게는 재능도 필요하지만 노력도 필요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도 어떻게 보면 실력이다. 나에게 행운이 있기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게임에서 끝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당장 눈앞에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언젠가 그 결과를 보기를 원하는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나는 끝까지 가기로 한다. 내가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고 해도 최소한 후회는 없을 것 같다. 신기하게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더 멀리 가기로 마음먹은 후로 또 다른 에너지가 생겼다. 뭐랄까. 숨이 턱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멈추지 않고 달리다 보면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마법 같은 순간이랄까.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었다. "Everything was made up by people that were no smarter than you." 이 세상은 나보다 똑똑한 사람이 아닌 나 정도 되는 사람들로 만들어졌다. 내가 만든 영상이 유사 채널의 영상과 사실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벽이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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