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4화. 나의 계절을 살고 있는 너에게

3장.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는 건

by 가을햇살

친정에서 엄마와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점점 약해져 가는 엄마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마음 아파왔다. 그때, 속상해하는 내게 어린 딸이 말했다.

“엄마, 엄마는 안 늙으면 안 돼?”

난 아이의 말에 피식 코웃음이 났지만, 마음 한 편이 시큰했다. 나도 어릴 땐 엄마는 안 늙을지 알았는데, 내가 나이를 먹는 만큼 엄마의 계절은 더욱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서였다. 난 잠시 마음을 다독이곤 아이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엄마가 늙어야 우리 딸이 크지. 할머니도 엄마처럼 젊었던 때가 있으셨어. 엄마가 자란 만큼 연세가 드신 거야. 엄마도 나이를 먹어야 우리 딸이 크겠지. 안 그래?”


딸아이가 크는 만큼 나도 나이를 먹을 테고, 세월 속에서 몸은 점차 시들어 갈 것이다. 마치 내 엄마처럼. 또 누군가의 엄마처럼.

엄마로 살아간다는 건, 아이가 자라는 만큼 젊은 시절을 잃어가는 것이었다. 활짝 핀 꽃을 뽐낼 새도 없이 아이를 키우느라 그 계절을 정신없이 보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처럼 따스한 엄마의 계절 속에서 아이가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것이었다.


난 엄마로 살아가며, 나의 시절을 살고 있는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몇 가지 있다. 아직은 어려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마음속에 새겼으면 하는 말들이다.


첫 번째, 난 딸이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강한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 우린 인생을 살아가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도 있고, 자존감이 강한 사람도 있다. 자존심과 자존감은 언뜻 비슷해 보이나 자존심은 타인이 자신을 존중하거나 받들어 주길 바라는 감정을 의미하고, 자존감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타인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거나 받들어 주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타인과의 대립을 피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매사 방어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기에 바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가을햇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마주한 순간, 비로소 꿈을 꾸었다"로 첫 출간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소박한 나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길 바라며 글을 쓰고 있어요.

33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