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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아 Jun 20. 2024

자기 관리로 행복해질 수 있던데요

말조심, 유혹 조심, 스트레스 조심

안녕하세요, 도아입니다.


최근 글이 뜸했는데요, 다음 작품으로 예정되었던 '중독적응'의 첫 번째 편을 지워 버렸습니다. 요즘 근황이 너무도 이 이야기와 맞지 않아서 위로를 드리기는커녕 몰입도 잘 안 되겠더라고요. 그리고 곧 제 시험이기도 해서 글을 쓰는 것을 잠깐 쉬기로 했었습니다.


근데 또 하도 안 쓰니까 제 이야기도 좀 들려드리고 싶고 몸이 아주 근질근질하길래 얼른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제 이야기는 제가 약 8년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했던 아티스트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lish)'의 사진과 함께 올려 보려고 합니다. 몇 분이 보실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저는 그동안 아주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사실 너무 많긴 하지만 그간의 생활을 우선 한 줄 요약하자면, 사진에서 보시는 빌리처럼 살았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정말 막살아봤습니다. 본질은 멋있게 유지하면서요. 원래 제가 이렇게 막사는 캐릭터는 아니고, 그렇다고 최선을 다해서 사는 캐릭터도 아닙니다. 전 정말 애매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얼마 전에 소식이 들려오더군요. 아마 <내 짝사랑 상대는 우울입니다>를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아실 이야기이지만(이제부터 이 이야기가 나오니 읽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친구가 본인이 한 행동을 부정하고 다닌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심지어 엄마까지 걸고 아니라고 했다는 둥 어쨌든 반박을 했다고 합니다. 본인이 한 행동도 인정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을 제가 뭘 더 복수를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 결국 저는 한 번 더 복수를 했습니다. 제 비밀 계정에 팔로우를 걸도록 유도하고 그가 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그와의 문자 내용과 그 캡처들에 대한 증거로 영상까지 올렸습니다. 상황 설명도 끝내자 많은 이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고생했다고. 하지만 저는 그런 말을 듣고도 이제 더 이상 감동을 심하게 받으며 눈물을 흘리고 '나 자신 고생했다!'라며 떡볶이를 시켜 먹고 소화가 안 돼서 산책을 하다가 다시 우울해지는 그런 이도아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행복해하며 떡볶이를 시켜 먹었지 적어도 후련해서 떡볶이를 과식하진 않았습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리고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쓰는 것을 제 남자 친구는 모릅니다. 그러니 이별하게 되더라도 그냥 남겨둘 수 있어서 그냥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학원을 오고 가며 만난 사람과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연애를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줄만 알았는데 결국 저는 할 수 있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연애한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공개적으로 연애했다가 당한 상처가 생각보다 쓰렸기 때문입니다. 한때는 사람 하나로 너무도 큰 고통을 받았고 모든 힘든 노래들이 제 인생의 가사였던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아닙니다.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이 사람은 저를 이해하고 빠른 파악을 하며 받은 것을 그대로 줄 수 있는 마치 어른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솔직히 오래 만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이미 서로 별의별 꼴을 다 봤고 분위기도 친구 같아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잘 압니다. 이 사람은 전 사람만큼 힘들진 않을 겁니다. 애초에 힘들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네 뭐, 이 정도로만 끝내죠. 딱히 이 사람과 무엇을 했는지는 밝힐 일이 없네요.


그리고 전혀 우울증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도 우울증인 것 같아~ 나도 요즘 너무 우울하고... 맨날 울고... 집에 있으면 막 혼자 방에 들어가서 울고 그거 가라앉히려고 책도 읽고 그래~... 흑흑."이라고 하는 것을 듣고 바로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그거 우울증 아닌데. 그냥 중2병 사춘기 겹친 거지 뭔 울면 다 우울증인 줄 알고 있어. 말 너무 함부로 뱉는다. 우울증 컨셉충이네. 힘든 거니까 꿈도 안 꾸면 좋겠는데. 사실 우울이라는 소재가 그리 공개될 만큼 가벼운 주제도 아니라 저도 이렇게 개인적인 공간이나 글에서만 풀게 되는 주제인데 저리 당당하게 나 불쌍하지~라고 봐 달라는 느낌이면 어떻게 우울증입니까?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 본인이 불쌍하다고 생각되는 걸 드러내기는커녕 혼자 곱씹다가 더 힘들어할 텐데요. 우울은 쉬운 소재가 아니라는 걸 그 친구가 꼭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여기다 적어 봅니다.


자기 관리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공부도 최선을 갈아 넣어서 열심히 해 보고, 많은 도전도 해 보고, 피부를 열심히 관리해서 나한테 맞는 화장도 찾고, 노래도 열심히 연습해서 인스타그램에도 올려 보고, 적당히 자주 씻고 보습을 하거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일기를 쓰는 등. 정말 여러 관리를 했습니다. 저는 제가 모르거나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남에게 보여주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데 최근엔 아니었습니다. 제가 잘 못하는 배구 등 운동도 최선을 다해 보고 이상하게 녹음된 노래도 내 잣대가 너무 높은 거겠지 생각하며 눈 딱 감고 올려 보고, 이상한 성적이 나와서 속상할 때에도 그저 가만히 앉아 심호흡을 한 뒤 제 성적을 똑바로 얘기하며 기분을 풀기도 했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여러 일들을 헤쳐나가다 보니 제 몸을 가꾸고 싶다는 생각도 꽤 들기 시작해서 영양제도 사 보고 루틴으로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고 마사지를 하는 등 건강한 몸을 만들기로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이런 건 작심 3일인 제가 벌써 루틴이 잡혀 버려서 이젠 안 하면 어색합니다. 연말에 밴드부와 함께 나갈 스페셜 무대에서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진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분명 저는 원래 외국어와 관련한 직업을 가지고 싶었으나, 외국어에 흥미를 금방 잃어버릴 것 같아 방황의 시간을 조금 거쳐간 뒤에 음악과 외국어 둘 중 하나로 나가 보기로 했습니다. 최근에 알게 된 3살 차이 작곡과 선배가 있는데 그 선배가 "너는 공부하면서 너의 재능을 썩히기 너무 아깝다. 음악을 해 보는 게 어떻냐."라고 권유해서 지금은 음악에 관해서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음... 여기서 끝내기에 너무 쓰기 귀찮아 보이는군요. 그렇지만 더 쓸 말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그저 제 이야기를 써 보려고 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네요. 그냥 저를 관리한 시간들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저는 최근 위에서 얘기한 것들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거든요. 과연 자기 관리입니다. 말로만 들었지 진짜 한다고 행복해질지는 몰랐는데. 뭐 그럼, 그렇게 큰일이 없어서 저도 재미없었던 제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도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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