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리별 Dec 19. 2023

행복해지는 글쓰기

나의 목소리, 글투를 알고 있나요?


*문체(글투) : 문장의 개성적 특색


"언니 글은 차분하고 정갈해."


구독자를 통해 알게 된

제 글투입니다.


본래 성격이 내향적이고

차분한 편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게 글에서까지 묻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차분한 사람이라고 해서

재미없게 굳이 글까지 차분할까 싶었죠.


사실 글에서만큼은 톡톡 튀는

재미있는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모처럼 이름이 아닌 필명을 내세웠으니

좀 다른 사람이 되는 걸 꿈꿔보았죠.


아쉽게도 제 바람과는 다르게

생각과 경험을 녹여내어 글을 쓰다 보니

실제 성격과 문체가 크게 다를 바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저의 글투가 어떤지 알게 된 지금,

글로 나만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그저 행복합니다.


최근 소소하게 느끼게 된 행복은

글로써 타인을 만나는 경험입니다.


얼굴을 드러내면  

억지로 텐션도 올려야 하고,

적당히 꾸미기도 해야 하고,

아무래도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생깁니다.


오해를 만들기 싫어서일까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일까요.


주로 혼자서 조용한 일상을 보내는 저에게는

이런 만남이 꽤 소란한 이벤트입니다.


반면에 글은 써 내려가는 순간

언제나 고요합니다.

온전하게 자연스러운 나를 마주하고

내가 자처한 고독 속에서

그저 차분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상대방의 반응에 눈치를 보며

말을 줄일 필요도 없고,

재미있으라고 양념을 쳐가며

오버할 필요도 없고,

언제나 잘 지내는 양

포장할 필요도 없습니다.


글 속에 있는 자간과 행간, 문장부호까지

그 사이사이를 유영하며 상상을 펼치고

자유롭게 의미를 더하는 일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텍스트로 표현된 나는

딱 '나'스럽고

이질감이 없습니다.


 '나'에 대해서 많이 알아갈수록

‘나다움’을 하나둘 쌓아갈수록

글쓰기와 인생은 더 행복해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깔끔한 집의 비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