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삶의 태도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사람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관심이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다. 진심어린, 타인의 삶과 감정에 대한 공감, 그들을 향한 연민과 애정이 필요하다. 만약 자신을 주목하게 할 목적으로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 척 연극을 해나간다면, 결국 당신은 관객 없는 극장에서 홀로 연기하는 외로운 배우가 되고 말 것이다.
사람들이 태어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나"이다. '나는', '내가', '나로서는', 나를', 우리는 각자 '나'로 시작해서 '나'로 끝나는 '나나나 세상'에서 산다. 실제로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은 '나'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늘 관심과 인정, 사랑받기를 원한다.
나는 엄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영양가 있는 맛있고 좋은 것을 아이 입에 넣어주고 싶어 분주하다. 입속으로 들어가는 음식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아이는 칭찬에 굶주려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먹는 것 만큼 '관심'을 든든하게 먹여줘야 한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곤한다. 오히려 야단치고 잔소리하며 기를 꺾으며 몸 크는데만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닌가 싶다.
내가 주고 싶은 것만 주고 정작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에 관심을 갖지 못하면 부모 자식간에 질긴 연결고리도 끊어져 버리고 만다. 하물며 연결고리 하나 없던 독자들과 새롭게 이어지길 바라는 작가의 입장이라면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 담긴 글로 한땀한땀 고리를 이어나가야 한다.
진정한 작가는 타인의 관심을 얻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무작정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하며, 그들의 삶에 대해 궁금해하는 태도가 글의 깊이를 만든다.
관심은 자연스러운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고, 그들의 하루를 상상해보라. 친구가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는 조언보다 경청을, 판단보다 공감을 건네자. 이러한 태도는 글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독자는 글을 통해 자신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 글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사랑받고 싶다면, 먼저 사랑을 주어라. 이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당신이 글을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주고 싶은지 고민해보자. 위로, 희망, 깨달음, 공감, 즐거움… 무엇이든 좋다. 중요한 것은 독자를 위해 글을 쓰는 마음가짐이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글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글은 한층 깊어지고, 진정성을 얻게 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글에 담으려면, 타인의 매력을 발견하고 그들의 장점을 칭찬하는 연습을 해보자. 누군가가 노력한 흔적을 알아보고, 그 사람이 지닌 고유한 빛을 찾아내는 것은 글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습관은 글 속 인물 묘사를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독자는 진정성 있는 글에 반응한다.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기쁨에 함께 웃으며, 고민에 귀 기울이는 과정이 글에도 스며든다면, 독자는 그 진심을 느끼게 된다.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따뜻한 시선이 담긴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마추어가 쓴 허접한 그림과 글에도 누군가는 감명받아 하나의 고리를 걸어놓는 것을 보면 '글 안에 진심이 통했다' 고 생각한다.
진정성은 글의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피상적인 표현을 지양하고, 구체적인 경험을 담아라. "사랑이 중요하다"는 말보다, "지친 하루 끝에 건네받은 따뜻한 차 한 잔이 주는 위로"를 묘사하는 편이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는 독자가 글을 읽으며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타인뿐 아니라 세상 자체에 대한 애정도 중요한 요소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길가의 작은 꽃, 창가에 내려앉은 햇살까지 사소한 것들에 눈길을 주자. 세상에 대한 관심은 글의 소재가 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글은 더욱 생명력을 얻는다.
좋은 글은 작은 순간을 포착해 그것을 보편적인 감정으로 승화시킨다. 일상 속 사소한 풍경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그 순간을 글로 담아보자. 이러한 시도는 글의 디테일을 풍부하게 만들고, 독자에게는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결국, 글쓰기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그 마음을 글에 담아내는 과정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는 글은 사람들에게도 사랑받기 어렵다. 진정한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화려한 문장력이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세상의 작은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그 모든 것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마음이다.
글을 통해 오늘 한 사람에게 작은 울림을 전할 수 있다면, 머지않아 천명의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나를 둘러싼 넓은 우주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진심을 담아 글을 써보자. 당신의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그에게 의지가 되어줄 수 있다면 자신을 '작가'라 불러도 좋다.
로마의 시인 Publilius Syrus 의 말로 글을 맺고자 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갖는다." 명심하자. 세상 누구든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만 진정 관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