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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빔히 Jun 12. 2024

2년째 우울에 대해 표출 중입니다

나는 블로그를 운영한지 2년이 지난 블로거이다. 나의 블로그엔 우울한 사연들이 가득히 담겨있다. 처음엔 글을 오랜 시간 작성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사람들의 다양한 글들을 보고 매력을 느껴 나의 우울을 주된 주제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인기 있고 멋있는 글들은 아니지만 건강한 나로 성장 중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많은 시행착오가 존재했다.

글의 전체적인 주제는 우울이었다. 남들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글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 이런 내가 살아가는 노력들과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당연히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 과정들을 담고 싶었지만 아직도 고통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난 우울과 멀어지는 중임을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최대 단점이라 생각하는 경계선 지능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글을 쓰는 것에 상당한 불편함을 느꼈다. 언어 부분에서 지적장애 수준의 결과를 잊을 수 없던 나는 글을 써가며 단어의 선택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했고 잘 써 내려가다 갑자기 내가 쓴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럼에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주늑들고 싶지 않다. 계속해서 난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글을 보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 우울이 부끄럽지 않다. 어쩌면 숨기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예상도 해본다. 오랜 시간 나아지지 못한 좌절감이 컸으니 이 고통을 차라리 드러내는 게 마음에 편했다. 그 뜻은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난 남들과 똑같이 대해주길 바란다라고 생각했고 그것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도움은 필요하다며 글로 소리치고 싶은 것 같다.

블로그를 쓰다 보니 외로움이 생기기도 했다. 나의 아픔을 말로 하지 못했던 중학생 시절엔 온몸으로 나의 괴로움을 표현했기에 남들은 나를 우울증 환자로 보며 수군대는 일도 겪었지만 외롭진 않았던 것 같다. 글로 표출하며 내 힘듦을 풀어냈다는 것은 말보다 글이 편해서 가까운 사람들에겐 쉽게 아프다고 힘들다고 얘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 후로 말로는 쉽게 힘들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블로그를 알리는 것이었지만 말로 하는 것보다 돌아오는 위로는 적었으니까. 솔직히 많이 외로워요.

그럼에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의 따뜻한 위로가 가끔은 눈물을 흘리게 하기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위로들. 내가 원하던 것일 수도 있었겠구나 생각한다. 혼자 글을 끄적이다 보면 괜찮을 줄 알았지만 누군가의 응원은 힘이 많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나의 글로 힘을 주고 싶어지기도 했다. 겪어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위로가 있지 않을까? 나의 우울을 너무 미워하지 않길 바라며 극복한 나를 여전히 기다린다.

나는 앞으로도 당당하게 아픔을 숨기지 않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아픈 건 죄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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