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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연 Dec 07. 2024

오늘 탄핵의 날에 희망으로  헌정되는 권력의 3부작

스티븐 룩스, 현동균 번역, 『권력이란 무엇인가 : 3차원적 권력의 근본


 현동균 박사가 심혈을 기울인 번역서, ① 스티븐 룩스의 『권력이란 무엇인가 : 3차원적 권력의 근본적 해부』(진인진, 2024)가 출간되었다. 책을 보내주셔서 우선 감사드린다.


권력의 독재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다가 다시 환하게 피어오를 희망과 고난의 시간이다.


여태껏 무엇이 문제인가, 그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인가?


민주와 반민주의 현상적 구도를 떠나서 권력의 지배관계가 벌어졌던 속살까지 들어가 봐야 한다. 권력을 층층히 해부한 고전 반열의 3권이 우리 말로 옮겨졌기에 탄광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현동균 박사가 이번에 펴낸 번역서와 함께 이뤄진 권력의 3부작, ② 프리드리히 폰 비저, 한동균 옮김, 『권력의 법칙』(진인진, 2023), 그리고 ③ 프레드데리크 로르동, 『자본주의와 자발적 예속 : 스피노자와 마르크스의 욕망과 정념의 사회학』(진인진, 2024)가 그것이다.


권력은 세 개의 층위로 이뤄진다.


1차원적 권력은 총과 칼처럼 눈에 보이며 관찰가능하다.


2차원적 권력은,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의 권력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권력이 불평등의 지배관계에 있지만 억지로 외면당하고 ‘사회의 의제 밖으로’ 밀려나 있다. 대기업의 갑질 속에 은폐되어 있는 대리점 폭력, 중소기업의 기술 탈취를 비롯하여 자본가에게 헐값으로 노동자가 자신을 팔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여기에 들어간다.


 3차원적 권력은, 직접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의식을 통제하여 순응시키는 권력이다.


권력의 3부작은 모두가 3차원적 권력을 헤치고 있다. ③번의 역서는 사람들이 권력에 자발적으로 예속당하며 오히려 기뻐하는 미시 분자적 권력의 속성을 다룬다. 스피노자의 코나투스(자신을 보존 유지하기 위한 충동과 에너지)와 정동(affect)이론까지 동원되지만 역자의 각주와 친절한 설명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심층권력의 생리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권력의 3부작은 앞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를 길잡이해준다.


권력의 3부작에서 보듯이, 현동균박사의 역주와 해제는 집필 책 몇 권보다 훨씬 값어치 있다. 특히 3부작을 기꺼이 출판한 ‘진인진’ 출판사에도 희생과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오늘 1차원적 권력이 해체되는 시작의 날에 희망으로 헌정되는 권력의 3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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