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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 Jul 29. 2024

추억

반추

저의 머릿속엔 필름처럼 찍혀서 남은 형상이 존재합

니다. 나빴던 것들과 좋았던 것들이 공존하고 있어요. 뭔가 내가 원하고 남기고 싶은 형상들만 가득하면 더 좋을 텐데 원하지 않아도 내가 정말 기뻤거나 슬펐던 형상들. 그런 것들이 기억에 더 잘 남는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추억과 경험들을 선택해서 기억 저편에 보관할 수 있었으면 저는 사계절을 기쁨과 행복들을 더 많이 곱씹으며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그랬을지도,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생각이 너무 많고 끊임없는 생각에 갇혀 사는 사람이라 이런 형상들이 더 많이 쌓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기도 해요.

이렇다 보니 추억을 회상할 때에도 꽤 기억되는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물론 쓰나미처럼 갑자기 몰아닥치는 나쁜 기억들을 퇴치하느라 머리가 아팠던 적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삶이 재미있고 더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것들은 역시 이렇게 좋았던 때를 추억하고 회상할 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대부분의 이런 형상들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했을 때의 모습들입니다.


그러니 우리 이따금 곱씹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추억들을 조금씩, 사소하게라도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인생에 좋은 일들만 일어날 수는 없습니다. 분명 어느 한 시절을 맞닥뜨렸을 때 내가 정말 힘들 수도, 내가 더는 일어설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조금씩 좋았던 추억들을 꺼내서 먹는 거예요. 지금부터 차곡차곡 마일리지처럼 적립해 놓으면 분명 나중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카드 긁을 때만 적립이 되는 게 아니에요. 좋았고 기뻤고 행복한 과거도, 현재도, 앞으로 행복할 미래도 전부 다 마일리지처럼 적립이 되더라고요. 그것들이 쌓여 내가 힘들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어쨌든 우리는 힘이 들고 지치더라도 다시 일어나야 해요. 행복했던 추억들은 내가 정말 힘들 때, 부정적인 상념에 갇히지 않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아시나요? 크지 않더라도 작은 일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 되어 행복 마일리지로 분명 적립되고 있을 것이에요. 그러니 우리 자꾸 행복을 붙들면서 살아갑시다. 자주 가는 카페에서 교환권에 도장을 다 찍으면 공짜 커피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그냥 기쁨, 즐거움, 행복도 그런 교환권에 찍히는 도장 같기도 해요. 좋은 감정들이 모여 추억이 되고, 나를 일어서게 하는 힘이 됩니다. 이건 급하게 얻어지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우리 마일리지처럼 이것들을 천천히 쌓아 올립시다. 작은 행복이 쌓여 추억이 되고 반드시 나중에 당신에게 좋은 힘이 될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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