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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구볼 Jun 29. 2024

잘 되지 않는 N개의 SNS 돌리는 이유

나는 인스타그램만 3개, 블로그 1개, 브런치 1개, 트위터 구독계 N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잘 되는 게 하나라도 있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없다. 그냥 다 그저 그렇다. 뭐 도달이나 조회수는 늘어나는 추세이나 진짜 "인플루언스"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팔로우나 이웃 수는 안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이 계정들을 유지하고 지속하려고 한다.

인스타그램 1: 데일리 아웃핏 + 데일리 성취
인스타그램 2: 일상에서 포착한 예쁜 풍경들
인스타그램 3: 특별한 날들의 릴스
네이버 블로그: 백수 탈출 일지 + kpop 분석 + 일상 
브런치: 나의 솔직한 감정


예전에는 나를 온라인상에 표현하는 게 무서웠다. 온라인에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내 정보를 온 세상에 공개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모르는 남이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것도 싫었고 사이버 범죄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도 무서웠다. 내 소식을 알려도 나만의 사람들 사이에서, 안전한 공간에서만 하고 싶었다.


그리고 역시나 힘이 없었다. 내 소식을 알리고 공유하는 것도 다 에너지더라. 번아웃으로 기력이 쇠했던 나는 남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더 내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세이프 존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금 이 시기를 이렇게 흘려보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시작하는 나의 30대, 그리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이 백수의 시간. 이걸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다면 기억력 안 좋은 나는 미래에 이 시기에 뭘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너무나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이 시기를 어떻게든 적어내고 싶었다. 그렇게 나만의 공간을 벗어나 세상에 나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포기와 휴식이 적절한 치유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사람들의 시선, 책임감 등등 지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의무감들을, 나를 위해선 한 번 포기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포기 후 얻은 휴식이 불안과 패배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평안도 같이 온다. 어렵게 얻은 이 휴식 기간에 불안감과 평안함의 밸런스를 맞추는 연습을 하면 된다. 그러면 남은 인생에 더 큰 자산이 될 것임을 나는 감히 확신한다. 이런 모든 과정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함께 이겨내고 싶다.


초반에는 인플루언서의 꿈이 있긴 했으나, 지금은 진실한 이야기를 보이는 곳에 저장해 둔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물론 잘되면 좋겠지만 말이다 ㅎㅎ) 나중에 일을 다시 시작하고서도 나의 소셜미디어 루틴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휴식 후, 다시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서 살고 있는 나의 모습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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