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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구볼 Jun 21. 2024

사라진 줄 알았던 도파민이 돌아왔다

도전이 필요한 이유

요즘 하루하루가 즐겁다.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이 생겼는데, 이번에 컴백을 해서 새로운 음악, 퍼포먼스 그리고 콘텐츠들이 쏟아진다. 이번 신곡과 프로모션 그리고 뮤직비디오까지 퀄리티가 좋아서 심지어 도파민까지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일상생활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던 시절이 불과 1년도 안 됐는데, 그 사이에 나는 아이돌 그룹도 좋아하게 되고, 그들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향유하면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와는 관련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의 성공과 행복까지 그리는 내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기도 하다.


무엇인가를 보면서 즐거워하고,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에너지가 필요하다. 

1년 전의 나는 "Drained-out"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퇴근하고 나면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 모두 없어져 일상은 정말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감정적, 물리적 활동만 있었다. 이전에는 쉽게 시도했을 드라마 시청 같은 것 또한 감정적 소모가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없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 에너지를 들여 새로운 사람 또는 것을 탐구하고 시도하는 자체가 너무나 힘들었다. 그렇게 무감정, 무에너지의 상태가 지속됐다.


퇴사를 하고 한 동안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가지며 에너지를 충전을 해보려고 했다.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일은 안 했다. 만나던 사람들만 만나고, 하던 행동만 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게도 에너지가 충전되지 않았다. 그냥 레벨 0에서 멈춘 느낌이랄까. 내가 충전이라고 생각했던, 아무것도 안 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에너지를 더 채워주지 않았다. 그냥 유지만 시켜주는 것이었다. 새로운 에너지가 창출되지 않으니 즐거움도 없었다. 그대로 무감정, 저에너지의 상태였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작은 것이라도 새로운 것을 시도를 해야 내가 에너지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맨날 하던 것만 하면 현상유지만 된다. 나의 세로토닌과 도파민 시스템은 익숙한 것에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물론 안정감과 편안함은 느낄 수 있겠지만 "즐거움", "에너지 충전"은 못 얻는다. 


그래서 새로운 걸 해봤다.

데이터 분석 강의 듣기, 운전면허증 따기, 사진 보정하기, 블로그 쓰기, 브런치 작가 되어보기,
새로운 옷 스타일 입어보기, 안 가본 곳으로 여행 가기 등등,,,, 
미래에 도움이 되든 안되든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 이것저것 도전했다. 그러니 한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과 도파민이 느껴졌다. 특히 새로운 행동도 루틴으로 만들어 버릴 만큼 익숙해질 때, 도파민이 극치가 되었다. 퀘스트 깨는 것처럼 새로움을 익숙함으로 만들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덕질도 나에겐 새로움이다.

케이팝 전체로만 응원해 봤지 한 아이돌 그룹을 파서 응원하고, 앨범과 굿즈를 사고, 공연을 가고 이런 것들은 다 처음이라 생소하고 어렵다. 그런데 너무 재밌다. 심지어 내가 가만히 있어도 지속적으로 정기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가지고 온다. 잠깐 편안해지고 재미가 없어지려고 해도, 그때를 딱 맞춰서 새롭게 다가온다. 덕질은  한 번씩 새로고침이 필요한 나에게 아주 적절한 행위다. (물론 정도를 지켜야겠지만.)


그렇게 나는 이제 필요할 때 도파민을 솟구칠 수 있게 하는 사람이 되었다. 

도전을 하면 된다. 물론 도전은 적당한 에너지가 있을 가능한 일이다. 기초 체력과 에너지를 어느 정도 확보해 놔야 이렇게 도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젠 내가 즐거움이 없다고 생각되면 할 수 있는 게 생겼다. 새로운 걸 도전해 보기. 그게 어떤 것이 될지는 모른다.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며 새로운 기술과 감각을 체험해 볼 수도 있고, 새로운 장르/언어의 음악을 들으며 이전까지는 몰랐던 미지의 세계를 들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걸 시도해 보면서 즐겁게 살아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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