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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과수원 44

노을

by 주단

- 노을


창공에 걸린 하얀 솜들이

바람에 쓸려

풀렸다 뭉치며

흰 비단을 자아내고 있을 즈음


붉은 수레를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던 태양은

서산에 다리를 걸치고

잠시 돌아보며

붉은 나래로 손짓하여

작별을 고한다.


푸른 파도는 물결을 쉬고

가는 해를 전송하듯

깊은 침묵에 잠기고

지붕 위의 새들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보금자리를 찾아간다.


구름마저 일을 멈추고

자아낸 비단을 붉게 염색하여

내일을 준비하니


넘치는 붉은 물결을

한 모금씩 마셔가며

태양은 서산너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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