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과 영화평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5 - 개요 2
남북전쟁은 처음에는 전략과 용병술이 뛰어나고 사기충천해 있던 남군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북부군은 남부의 물자가 고갈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가, 유럽연합군과 총력을 다해 남부군의 군수 창고와 철도를 중심으로 공격해 왔다.
레트 버틀러의 주장처럼, 무기와 전쟁물자를 생산할 공장이 없었던 남부는, 곧 무기와 약품 등 장비의 열세를 겪었고, 군함이 없는 남부가 해안선을 완전히 봉쇄당하게 된다.
생필품의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먹고살기가 어려워지고, 면화를 수출할 길이 막히자, 남부군은 전비를 충당할 수 없게 된다.
물질적인 결핍은 병사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쳐 탈주병이 속출했으며, 마침내 게티즈버그 전투를 고비로 남군은 패퇴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레트 버틀러는 밀무역과 생필품 투기 그리고 금화 사재기 등으로 막대한 검은 재산을 벌어들인다.
그의 수완과 경험에 비추어 레트 버틀러는 상당히 나이 지긋한 남자였음에도, 호시탐탐 나이 어린 스칼렛을 탐하였고, 건장한 신체를 지닌 남부의 남자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주위에서 믿고 있었던 것처럼 전쟁에 참가하지는 않아, 주위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젊은이들과 노인들과 소년들이 넘쳐나는 전쟁 중에도, 뻔뻔하게 창녀들과 놀아나면서, 스칼렛에게는 선물공세를 펼치며, 그녀에게 결혼은 말고 정부가 되어달라는 레트의 추잡함에 스칼렛은 치를 떤다.
영화에서의 레트 버틀러가 스칼렛을 향해 지고지순하고 적극적인 사랑을 펼쳤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모진 전쟁 속에서도 애슐리와 남부군의 일부는 살아남아, 크리스마스 휴가를 생의 마지막 휴가라고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와, 그들의 여인들과 가족들과 함께 치열하고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그 결과로 애슐리는, 멜라니에게는 임신을, 스칼렛에게는 진한 작별의 키스와 함께, 자신이 전사하더라도 멜라니를 돌봐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다시 전장으로 떠난다.
그는 스칼렛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의 아름다움이, 멜라니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고 지켜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그 믿음은 멜라니 역시 확고하였다. 즉, 이상주의자였던 애슐리와 멜라니가 스칼렛에게서 믿었던 것은, 진실된 사랑의 충직함과 그로 인한 부모의 자애와도 가까운 사랑의 강인함이었던 것이다.
전쟁은 후퇴와 저항을 되풀이했으나, 남부의 유일한 군수물자 생산지였으며, 밀무역의 중심지였던 애틀랜타는 끝내 북군에게 포위당한다.
남군은 후퇴하면서 자신들의 무기고를 북군들이 유용할 수 없도록 폭파하였고, 도시는 불바다로 변하였으며, 모두가 피난을 가는 상태.
부상병은 산처럼 쌓이고, 의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멜라니는 스칼렛의 도움을 받아, 아들 보를 출산한다.
줄을 이은 피난민과 후퇴하는 군의 행렬과 지옥과 같은 불구덩이에 묻힌 스칼렛은, 친구였던 레트의 도움을 받아, 멜라니와 아이들을 데리고, 타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다. 이미 북군과의 결전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타라는 애틀랜타보다 더 위험한 곳이었으나, 그녀는 어머니 엘렌을 그리는 마음에, 막무가내로 타라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다.
그녀를 데리고 타라로 돌아가던 도중, 후퇴하던 남군의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던 레트는, 그의 마지막 양심이 비수에라도 찔린 듯, 군입대를 결심한다. 그리고 그가 데리고 가던 여인들을 타라로 돌아가는 길목에 버려두고, 자원입대를 한다. 스칼렛에게는 강압적인 키스와 갓 출산을 겪은 멜라니와 어린아이들, 그리고 그들을 향한 남군과 북군 모두로부터의 크나큰 위협을 남긴 채...
레트의 이 강압적이고도 일방적인 태도는, 스칼렛과의 관계에서 종종 성폭행과 의처증과 조롱 섞인 비웃음으로 드러나곤 한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러한 태도마저 클라크 게이블의 매혹적인 미소에 파묻혀, 아름답고 가슴 설레는 로맨스 장면으로 묘사되곤 했지만...
온갖 위험과 고행을 무릅쓰고 도달한 타라에는 이미 불타버린 집들만 남아있었다. 그나마 유일하게 불타지 않고 남아있는 그녀의 집, 그곳에서 그녀는 더 큰 비극과 만난다.
그녀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어머니 엘렌은 장티푸스로 이미 돌아가셨고, 아버지 제랄드는 충격으로 정신줄을 놓아버렸으며, 두 여동생은 장티푸스로 앓아누워있었다.
그녀가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는 먹을 것도, 그 어떤 위안의 여지도 남아있지 않았고, 열아홉의 어린 그녀가 돌보아야 할 식구들만이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녀의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외지로 떠돌며 남의 도움을 구걸하며 살게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먹을 것을 찾아 나선 밭에 쓰러져 주린 배를 움켜쥐고 울부짖으며 그녀는, 무슨 방법을 쓰든지, 절대로 굶어 죽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