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단 Aug 11. 2024

법이 늙었다 48

북한핵실험과 남북통일 2

   - 북한 핵실험과 남북통일 2


 중국은 절대로 북한을 공짜로 돕는 법이 없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다른 한 가지는, 북한의 핵실험이, 중국이 동북공정을 부르짖고 고구려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과 우리나라를 향한 위협이 될 수도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당시 소련)에 대한 위협이 될 여지도 분명 있다.

 사실 그 때문인지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나라를 자신의 나라에 통합하겠다는 소리를 함부로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한때 한국에서는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시작하여 우리나라 전체를 중국과 통합해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는 중국에 통합되느니 차라리 미국과 통합되는 게 낫다면서, 한국을 미국에 종속시키자는 사이트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 사이트는 날이 갈수록 번창하여 뉴스에 나올 정도였다.

 심지어는 나의 주변 사람들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차라리 그 편이 낫다는 헛소리를 하기도 하였다.


 그때 나는 그 사이트에 가입, 접속하여, 장난처럼 댓글을 달았다.

 "미국이랑 통합되면, 영어 못하는 사람들은 직장에서 다 잘리고, 새로 직장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일 텐데, 여기 계신 분들은 다들 영어 잘하시나 봐요."


 그러자 그 사이트 운영자가 내게 개인적으로 메일을 보내,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할 일 없으면 다른 데 가서 놀지, 왜 잘 나가던 자기 사이트에 와서 훼방이냐면서.


 그래서 답메일을 보내주었다.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서 그랬다고.

 내 아버지가 독립운동으로 뼈아프게 지켜낸 이 나라를, 한 순간에 다른 나라에 갖다 바치려는 네가 한심하고 불쌍해서 그랬다고.

 나라 잃고 언어 잃고 세상 살기 부적절한 인간 취급받는 아픔을, 일제강점기에 이어 또 겪고 싶어서 그러냐고.

 스스로 시작했든 미국대사관에서 시켜서 시작했든, 대대손손 망신 당하지 말고 이쯤에서 그만하라고.


 그 후로 그 사이트는 소문도 없이 종적을 감추었다.

 나의 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던 것은 사실이기도 하다.


 김대중의 햇볕정책은, 무조건 현금 퍼주기식보다는, 중국처럼 어떤 조건을 내걸거나, 북한땅의 일부를 사 오거나 하는 형식을 띠었더라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북한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이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때 당시에는 북한과의 장벽이 너무 높아서, 모든 대화의 길이 막혀있었고,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이 북한과의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북한에게 취해야 할 방향은 한 가지였다.


 우리는 북한이 필요로 할 때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과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모든 제재조치와 보복정책을 취하도록 외교적인 힘을 행사하는 동시에, 우리 쪽에서는, 우리에게 유리한 경제교류를 지속하든 유화정책을 펼치든 북한땅을 사 오든 다른 어떤 방법으로든 북한과의 대화의 길은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이 도움이 필요한 다급한 시점에 도움을 제공하되, 그에 맞서는 조건을 내세워, 우리의 이익도 취해야 할 것이다.


 만일 우리가 북한과의 대화를 일절 단절해 버린다면, 모든 북한과의 문제의 고삐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틀어쥐게 될 것이고, 그것은 백두산의 반쪽이 잘려나가는 것과 맞먹는, 또 다른 형태의 뼈아픈 일로 전개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법이 늙었다 4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