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했다.
공부도 취미도 게임도 연애도.
교실에서 친구들과 좋아하는 취미를 공유하고 연애상담 할 때 대화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저 이야기 들으며 고개만 끄덕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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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묻는다.
좋아하는 연예인 있어?
아니, 별로 관심 없어.
요즘 즐기는 취미는 뭐야?
없어, 귀찮아.
속으로 대답한다.
아니, TV 볼 여유가 없어.
취미생활에 쓸 돈이 없어.
그저 오늘 하루 버텨내기 바쁜 인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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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 좋아하는 마음이 찾아올 때 불안했다.
내 것이라 여길 때 거품처럼 사라질까 봐.
20대 초반까지 우울한 마음이 나를 흔들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몸부림칠수록 나를 옭아매고 가뒀다. 마치 넌 벗어날 수 없어, 행복해지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