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으로 돌아온 그날, 우린 결혼을 약속했고 12평 옥탑방에 살림을 차렸다. 첫 신혼집은 방 1개, 거실 1개에 천장이 삼각형인 집이었다. 삼각 천장으로 가구 배치가 어려워 매트리스 1개, 간이행거 1개로 시작했다. 남들 다 쓰는 식탁조차 없었지만 누웠을 때 작은 창 사이로 보이는 초승달에 행복을 꿈꾸며 미래를 약속했다.
1년 뒤, 우린 아파트를 구매했다.
15. 10. 26
이사 후 월급날마다 살림 채워나가며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비염과 온도 알레르기가 있는 나에게 필수 제품인 가습기와 제습기를 시작으로 찬 바람 없이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무풍 에어컨까지. 살림에 필요한 제품을 모두 구매하기까지 1년 9개월이 걸렸다. (오래 걸린 만큼 우리 취향에 100% 맞는 제품들로 선택했고 9년이 지난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필요한 살림도 모두 구매했고 각자 일터에서 적응하며 안정된 삶을 살 무렵, 남편 권유로 ‘캘리그라피’를 시작했다. 태어난 후 처음 겪는 안정이라 지금 삶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언제까지 현장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겠냐며 공부를 권유했다.
17년 5월 퇴사 후 공부하며 관련 자격증을 하나씩 취득했고 24년 5월,스승의 날 감사 인사와 축하 꽃을 받는 제제캘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