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첫날 엄마와 난 서운한 감정을 가진 채 숙소로 향했다. 밤비행기에 강행군 일정을 진행하다 보니 예민해져서 그렇다며 남편이 다독였지만, 서운한 마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생각을 비우려샤워 후 맥주 마시며 호텔 창 밖을 바라봤다. 맥주캔이 비워질 때쯤 피로가 몰려왔다.종일 긴장했던 몸이 이완되며 노곤해지자 서운하고 복잡한 마음은 사라지고자고 싶단 생각만 들었다. 뒤숭숭한 마음은 내일 살피기로 하고 침대에 누웠다.
투어 이틀차, 자고 나니 전날 서운했던 감정이 없어졌다. (모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 없나요)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매 순간 기록하고 가자며 괜찮은 장소에 도착하면핸드폰 들며 엄마부터 불렀다.엄마, 엄마, 엄마!
어린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엄마를 보니 울컥했다. 이렇게 잘 보낼 수 있으면서 어젠 왜 그런 걸까,스스로 자책하며 더 열심히 사진 찍고 웃었다.
투어 삼일차, 첫날과 다르게 웃음이 많아지고 주변 둘러볼 여유도 생겼다. 이런 게 여행이지 하며 즐거운 시간 보내던 때 계속되는 쇼핑센터 일정에 엄마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 언제까지 봐야 하나며 짜증내기 시작했고 계속되는 엄마의 짜증과 무례함에 내 분노가 터지기 직전 겨우 참고 엄마와 떨어졌다. 그리고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