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 영화 <미션 임파서블> OST 'Opening Title Sequence'
런던의 템즈강 파리의 센강 로마의 테베레강 피렌체의 아르노강 독일의 라인강 중부 유럽을 관통하는 다뉴브강 프라하에 블타바강 크라쿠프 비수아강 등 어떤 문명이건 반드시 강을 끼이고 발달하고 성장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순리가 그렇다. 위에 열거한 유럽의 관광도시라 불리는 모든 도시들도 그렇다. 대한민국 서울도 부산도 그 외 도시도 한강처럼 넓은 폭을 보이는 곳은 없다. 포르투갈 리스본의 타호강 하류 정도가 겨우 한강에 비교할만할까 다른 강들은 어림없다. 특히나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는 그 유역과 폭을 계산할 때는 한강의 넓이와 비교할바가 못된다.
로마 건국신화를 품고 있는 테베레강과 파리 원주민 골수족 파리지엥이 살았던 시테섬(노트르담 대성당 위치)의 폭은 서울 청계천보다 조금 크다. 그런데 그것이 장점이 된다. 강폭이 작다 보니 강변 건물의 정교함이 선명히 살아나고 한눈에 들어온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시 한 구절에는
'미라보 다리 아래로 센강이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흐른다.
나는 기억해야 하는가 기쁨은 늘 괴로움 뒤에 온다는 것을'이 있다.
강에는 물만 흐르는 게 아닌가 보다. 이야기가 이렇게 중요하다. 야경으로 유명한 센강은 조명을 받는 석회석 건물이 은은한 색깔로 한낮의 석회암 돌무더기에서 색조 화장을 한 듯 옷을 바꿔 입기 때문이다. 쇳덩이 에펠탑 또한 저녁에는 한낮의 흉물스러움과 웅장함의 아이러니는 온데간데없이 높은 황금탑으로 변신한다. 간접조명의 마술 빛과 철탑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센강 유람선의 멋은 간접조명과 일정한 스카이 라인을 유지하고 있는 건축물들과 그리고 아기자기하고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퐁네프다리, 화려함의 극치 알렉산드르 3세 다리, 학술원과 연결되는 예술가 다리 등의 섬세한 조각물들을 보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코스다. 나트륨 전등의 은은한 조명발이 도달되기 가능한 강폭과 건물 높이가 보장된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모델 삼아 한강 주변의 모든 아파트를 미적으로 스카이 라인을 정리하고 더욱 강한 조명을 설치하면 또는 모든 강변 아파트를 일제히 철거하고 바로크 혹은 네오고딕 양식으로 건축물을 바꾸면 유럽 관광객들이 한강 유람선에 탑승하려고 12시간의 비행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혼자만의 생각을 해본다.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대한민국의 한강은 강이 아니다. 좁디좁은 개천을 강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들로선 강폭이 수 킬로미터가 넘는 물을 어찌 강이라 부르겠는가! 거기에 수많은 다리들 그것도 4~6차선에 심지어 8차선의 폭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또한 한여름의 집중호우를 견디어 내는 교각과 섭씨 30도가 넘는 여름 기온과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를 이겨내고 오롯이 버티고 있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떡인다.
혹자들이 부러워하는 강변의 아파트 촌 모습으로 북한강 남한강 남양주 빼고 구리부터만 계산해도 절두산 성치가 있는 당인리 발전소까지 30Km가 강북 강남으로 모두 4~8차선 강변북로와 올림픽대포가 뻗어있고 그 뒤로 불규칙한 15~30여 층까지 모양도 가지가지인 아파트 단지를 보면 신기해한다. 나와 다른 우리와 다른 삶의 모습과 경관을 보러 떠나는 것이 여행이다. 내가 거주하는 동리와 비슷한 산수 갑사와 풍경이라면 인류사에 여행이란 없었을 것이다. 누구도 아파트 단지 구경하려 파리에 가진 않는다. 바로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좁은 강폭에서 살던 그들은 넓은 폭의 강에 놀라고 남북 쪽 모두 아파트 단지로 채워진 건축물과 인구 밀도에 뒤집히고 불규칙한 스카이 라인과 불야성을 이루는 자동차 불빛으로 지창한 야경을 보며 색다른 경치를 즐기게 된다.
유럽 대도시에는 지붕이 열린 2층 관광버스가 있다. 꼭 같은 것은 아니지만 관광버스는 대한민국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 한옥마을에 외국인 관광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수준이고 경복궁과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그 의미 전달과 화려함에서 영국 런던 버킹검 근위병 교대식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특히 복장의 다양함과 화려한 색채에 모두 넋을 잃는다.
하나 더 강변 아파트들 베란다에 유럽의 제라늄 대신 우리만의 간접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어떨지 아파트마다의 막강한 부녀회를 이용해서 말이다. 바로 '청사초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붉음과 푸름 강바람을 받으며 흔들거리는 우리만의 독특함으로 한강 중심으로 남북으로 모두 수백 미터는 이어저 있는 아파트 단지에 청사초롱의 흔들거리는 환한 불빛이 서울의 밤에 운치를 더할 때 관광객들의 원더풀 함성이 들리는 것 같다. 이런 것이 로컬콘텐츠가 글로컬콘텐츠로 경쟁력 있게 전환되는 중요한 사안이라 생각한다. 우리 숲을 떠나보면 느껴지고 알 수 있는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