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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동하라 Dec 19. 2023

감정이 제멋대로 조절 불가

아침을 울음으로 시작하며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해 보고자 7분 명상을 한다. 오늘 해야 할 일도 써 내려간다. 뿌듯하다는 느낌으로 충만해 있을 때 부름이 시작된다.


"엄마. 엄마. 엄마"

"록복아 잘 잤어.  좋은 아침이야"

"아침 아니야. 지금 저녁이야. 엄마 자야지 왜 안 자고 그러는 거야. 나는 엄마가 나랑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면 좋겠어. 오늘부터는 그렇게 해. 그러니까 엄마하고 싶은 거 하지 말고 어서 누워서 자. 왜 이렇게 안 자는 거야"


순조롭지 못하다. 부드럽게 아침을 보내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하다. 노력이다 보니 어렵다. 어찌어찌 일어나 옷 입고 1층으로 내려가 밥을 먹는 것까지 연결됐다. 머리 묶고 양치까지 순조롭지 못하다. 먹을 때 머리 묶는 거 싫어. 양치하고 싶지 않아. 매번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부딪히면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다. 친절한 엄마가 되어 보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친절은 불편함을 받아주는 것이라는 느낌이 가득하다. 그래서 인 듯한다. 그렇다면 어떤 친절을 갖춰야 하는 걸까. 의심을 품은 채 밖으로 향한다.


신발 신고 집 앞을 나가 차에 올라타기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 에너지와 참을성 모두 고갈되어 간다. 


출발. 삐그덕 삐그덕

이번엔 안전벨트를 못 차겠다고 한다. 옷이 두껍고 불편해서 벨트를 찰 수가 없다며 울기 시작한다.


"이런 옷 나는 입지 않을 거야. 옷이 뚱뚱해서 내가 벨트를 찰 수가 없어. 안돼. 안돼. 나는 할 수가 없어. 엉엉엉"


차는 움직이고 있고 점점 넓은 도로를 향해가고 있다. 나의 불안 수위는 높아져만 가고 소리를 지르겠다는 각오가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세울만한 곳이 있는지 양 옆으로 둘러보며 확인해 보지만 서있기 힘든 상황이다.


빨간불이다. 다행이다 싶어 벨트를 잡아당겨 주며 꽂으라 말한다. 꽂는 것도 어렵다며 울고 있다.


"빨간 것이 계속 눌러져서 풀어지나 봐. 벨트를 꾹 눌러도 다시 풀어져"


 초록불이다. 다시 출발이다.


  가슴이 답답해지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소리 본능이 터져 나오기 직전이다. 그러나 아직도 벨트는 채워지지 않은 상태이다. 


  다행인 걸까? 신호가 또 걸렸다. 이번엔 직접 채워준다. 해주면서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참을성 제로. 무지막지하게 터지고야 말았다. 따발총 저리 가라. 내가 나가신다.


" 오늘은 추운 날이야. 너 따뜻하게 해 주려고 두꺼운 패딩을 입은 거야. 벨트를 찰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너는 할 수 있는 것도 못하는 사람이 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무슨 일을 시작해야지. 옷 때문에 못한다. 나는 못한다. 이런 말들이 너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겠어. 안 돼도 해보려 하고 노력해 보는 거야. 짜증 내고 탓하고 그럼 누가 너를 도와주겠어. 노력하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에게 도움의 손을 한 번 더 뻗어주지 짜증 내고 화내는 너를 누가 돕겠어. 너의 친구가 한없이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고 있다고 해. 너라면 그 친구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겠어? 도와줄 거야? 그리고 엄마가 아침에 등원시켜 주는 것도 고맙다고 해야 해. 아침에 준비할 때도 너를 위해 엄마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록복이 스스로 움직여서 준비를 하는 거야. 엄마도 아빠도 너도 각자 자기의 역할을 하며 준비하는 거야. 옷도 불만이 있으면 너 스스로 골라서 입고 준비하면 돼. 양치도 스스로 하면 되고 재킷이 맘에 안 들면 네가 원하는 옷을 입으면 되는 거야. 가만히 앉아서 따박따박 받아먹으며 편하게 준비하고 싶어 앉아 있을 때는 언제고 나와서 이렇네 저렇네 불만을 터트리는 거야. 이제부터 스스로 하는 거야.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요청해"


아주 길게 내가 하고 싶은 말들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며 따다다다다다 했다. 알아 들었을까? 울던 록복이는 울음을 멈추고 대답을 한다. 소리를 지르면서도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은 한다. 그러나 더 지르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려 마무리까지 한다. 멈추고 생각해 보니 너무 했나 싶은 것이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엎질러진 물, 차에서 내려 록복이의 눈을 보며 이야기한다.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어?"

"몰라. 모르겠어"

 

  오후에 만나서 다시 이야기해 보기로 즐겁게 보낸 후 만나자 한다. 눈동자가 흔들리고 입술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나오려 하는 울음을 참는 것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너무 했구나 싶다. 나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일까?


울음 가득한 표정과 움직임으로 "엄마 오늘 데려다줘서 고마워"


그 말을 듣고 싶어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는데. 조용히 생각에 잠기며 눈물이 핑 돌았다. 불안 요소를 찾아내고 좀 더 좋은 방향은 없었을까 되짚어본다. 


감정 컨트롤을 위해 책을 읽고 명상을 하고 느끼고 수정하고 있지만 상황이 닥치면 그것이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이들이 하라는 실행하고 실수하고 수정하고 배우는 과정을 나도 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성인이 될 수 있겠지.


나의 크나큰 목표는 성인이 되는 것이다.

작은 목표들의 실현으로 그 목표까지 닿는 날을 기대하며 오늘의 감정을 다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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