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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Oct 14. 2024

엄마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 나라니!

엄마는 나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다.



엄마가 쓴 주제일기를 읽으며

가장 놀랐던 글이 있다.

나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 있었나요?라는

질문이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엄마에게 큰 상처를 줬다니?

내가 효녀도 아니고, 엄마에게

항상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장 큰 상처를 준 사람이

바로 나라니!


내가 못 이룬 꿈을 딸에게

바랬나 보다. 어려서부터

밤에나 보는 부모를 대신해

오빠와 동생을 돌보며

일찍 철이 든 딸을 나는

커리어 우먼이 되기를

소망했다.


딸이 대학을 갈 때도

내 미래를 그리듯 딸의

학과를 선택해서 그렇게

가기를 원했으나

마음대로 대학도 가버리고

결혼도 내가 바라는 상대는

온갖 이유로 거절했다.


평생 전업주부로 사는 딸이

나에게는 상처였다.


대학을 내 맘대로 간 것은 인정.

반골 기질이 있어서 내 인생은

내 거라는 고집이 있었다.

지금은 치기 어린 그 결정을

조금은 후회한다.


결혼도 엄마가 원하는 자리는

모두 신랑감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왠지 마마보이들

같아서 싫었다. 마마보이는

아닌  것 같아서 선택했지만

결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마보이와 결혼했다.


커리어우먼이 되지 못한 것은

내가 몸이 너무 약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런 내 상황을

몰라준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조차 들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고

특이체질이라 약도 맘대로

먹을 수 없었다.

항상 아프고 힘들었지만

아프다는 말을 하기 싫어서

혼자 버티며 살았다.

서울로 대학을 와서 혼자

견뎌야 했던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엄마는 내가 몸이 약한 것은

알았지만, 내가 그 몸으로

버티며 살아내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을 쳐야

했는지를 짐작하지 못했다.


내 상황을 모르고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상처를

받은 엄마였다.

아마도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고 의지하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며

엄마의 꿈을 접어야 했던

그 상처 때문인 것 같다.

나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고 싶으셨던 거다.


이제 와서 커리어 우먼이

될 수도 없고.

엄마의 꿈을 이뤄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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