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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망 Nov 28. 2024

교회 프로그램에 가볼까

세상으로 나가는 엄마

엄마에게 갔던 어느날.

점심을 먹고 난 후,

엄마는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을 시작하셨다.


교회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을 하는데 가 볼까?

가 보고 싶은데.

나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응원을 했다.


엄마가 글을 쓰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 꿈은 나의 바람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


물론 엄마의 연세 때문에

죽음을 준비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가서인 것은 안다.

그래도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보려고 하시는 마음에는

온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엄마는 다시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셨다.

다녀오신 소감이 어땠는지

정말 궁금했지만, 바로 물어보면

또 뒤로 물러서실까 싶어

다음주 엄마에게 갈 때까지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나는 궁금한 것과 배 고픈 것은

못 참는 사람이라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참아야 했었다.


그 다음주.

엄마가 먼저 다녀오신 이야기

보따리를 푸셨다.

참석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고, 나이 든 사람보다

50대 정도가 더 많더라는 이야기.

아무 생각없이 갔는데 역시나

들리지를 않아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


이제 다시 안가겠다고 하실까 싶어

어떻게 설득하나 속으로 온갖

생각을 다 하고 있는데,

'그래서 보청기를 해야겠어'

'이렇게 계속 숨어만 있으면

정말 안될 것 같아'

반전 드라마가 따로 없었다.

다음주 월요일에 가겠다고

이미 보청기 하는 곳에 예약까지

하셨다니..


엄마가 청력을 잃으며 세상에서

도망친 지 거의 1년만이다.

다시 엄마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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