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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트워치 Dec 29. 2023

2화. 취재해서 쓴 글이 기사가 되려면 / 코트워치

두 새내기 기자의 언론사 창업기를 연재합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들인 일이 무언가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잘 쓰고 싶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들어가서는 안 되는 수렁에 빠진 뒤였습니다.


글이라는 공간을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채우기 위해서는 자연히 '취재'라는 행위가 필요했습니다. 취재를 통한 이야기의 확장. 그것을 해보고 싶어 뉴스타파저널리즘스쿨(뉴스쿨)에 지원했고, 2022년 3월부터 6월까지 수업을 들었습니다.


팀 과제를 하며 썼던 메모



'이 기획을 통해 하려는 일이 탐사보도가 맞나?'


정해진 기간이 끝나고 마침표가 찍혀도 잘 마무리되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뉴스쿨 수업이 그랬습니다. 수업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고 해도 배운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교육.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배운 것이 뭔지도 잘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운 걸 실행해 보고, 잘 모르겠는 것을 알고 싶어서 다음 단계(뉴스쿨 2단계에 해당하는 탐사보도 실무 교육)에 지원했습니다.


실무 교육에 들어가기 앞서 기획안 심사 과정이 있었습니다. 최종 과제로 제출한 보도 기획안과 지원서를 바탕으로 면접을 봤습니다. 면접장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보도 기획안의 주제가) 에세이나 소설 주제 같다. 탐사보도와 이주 문제가 연결되는 지점은 무엇인가?”


“(지원서에 적힌 취재 내용이) 다 가치 중심의 이야기다. 사실관계를 다투는 취재 경험이 있나?”



취재해서 쓴 글이 기사가 되려면


저는 뉴스쿨 교육 기간에 '이주'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취재를 했습니다.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서 경험하고 공부한 시간이 선택의 배경이 됐습니다. 알게 된 넓이만큼 산적한 문제들이 있었고, 그걸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저널리즘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는 문제들을 저널리즘의 관점으로 풀어내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활동가의 관점, 연구 보고서의 관점으로 사안을 정리해 나가다 보니 취재는 미끄러졌습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가까이에 다가갈수록 취재라는 행위에 가까워졌지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천막으로 지어진 농촌 이주노동자 숙소에 가보거나, 관련 소송 공판을 방청한 경험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됐지만, 읽을 가치가 있는 보도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탐사보도의 실무를 배우는 기간은 면접 때 마주했던 취재에 관한 질문들에 답하는 과정이 됐습니다.




‘내가 보고 듣는 세계의 확장이 독자의 경험으로까지 이어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고민의 시작점이 뉴스쿨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고민은 이어지고 있고, ‘코트워치’라는 이름으로 도달해야 할 하나의 (가장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 지점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희망은 ‘이 보도가 필요하다’는 믿음이 곧 취재를 이어 나갈 원동력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어지는 연재에서 이 이야기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코트워치 김주형 기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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