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법정의 모습을 보도한다는 것
'코트레터'는 코트워치에서 매주 발행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지난 11월 창간해 8편의 레터가 나왔습니다. 앞으로 브런치에도 간간이 코트레터 소식을 전할 예정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 번째 편지를 드리게 된 최윤정 기자입니다.
코트워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이태원 참사’ 재판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재판이 시작됐고, 저는 8월부터 직접 법정에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9월 11일 법정에서 보고들은 것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조금 전 나온 기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날 법정에는 용산경찰서 경찰관 두 사람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함께 선서를 했고요. 한 사람씩 증인석에 앉았습니다.
첫 번째 증인의 순서가 끝나고, 법정은 20분 정도 휴정했습니다. 그때 변호인단 사이에서 ‘(그동안 출석했던 증인들 중) 가장 피고인 같았던 증인’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증인은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고자 법정에 오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날은 조금 느낌이 달랐습니다.
증인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112 신고를 처리했던 경찰관들입니다.
검사는 이들도, 이들의 팀장도 제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고 짚었습니다. “증인이 증인의 역할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팀장은 뭘 했느냐” 같은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한 변호인이 검사가 증인을 “강압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재판장도 평소와는 달랐습니다. 신고를 어떻게 판단한 거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가 월요일마다¹ 법정에서 들었던 재판장의 목소리 중 가장 크고 단호한 목소리였습니다.
이날 법정에서는 검사와 재판부 모두 상황실이 신고를 처리한 과정에 관해 중요한 의문을 제기했지만, 재판이 끝난 뒤 저는 재판 내용을 보도한 기사를 찾지 못했습니다. 제가 기사를 꼭 쓰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코트워치는 앞으로 크고 작은 사건의 재판에서 ‘보도 공백’을 메우는 독립언론이 되고자 합니다. 이런 기록이 몇 년에 걸쳐 쌓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하면서요.
최근 궁금했던 재판이 있으신가요?
코트워치가 취재하기를 바라는 재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편히 이메일(courtwatch@c-watch.org)을 보내주세요.
¹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는 거의 매주 월요일에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재판을 열고 있습니다. 해당 재판부는 ‘단독’이 아닌 ‘합의부’로, 재판장과 재판장 양옆에 앉는 배석판사 두 사람(그중 한 사람이 사건을 책임지는 주심판사를 맡습니다) 등 3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s://c-watch.org/archives/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