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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Y Mar 20. 2024

클림트, 실레, 훈데르트바서를 찾아가다-4

-홀로 여행

7.11(목) 흐린 날씨.

굿모닝! 이때만 해도 하늘은 파랬으나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흐려진다.
아무도 없는 컨시어지. 기다렸으나 사람은 오지 않았고...
성으로 갈 수 있는 이 길을 따라가자. 
조금 험해 보이는 곳이 나와도 머뭇거리지 말고
예쁜 골목을 따라 가면 
또다시 애매한 골목이 나온다. 그래도 굴할 내가 아니지 ㅋ
인상적인 물레방아를 지나면
망토다리가 보인다. 생각보다 작은걸!
조금 더 크게 볼까? 별 차이가 없나?
성에 들어가기 전 자메츠카 정원을 둘러보자.
들어가면 눈에 확 띄는 중앙분수
그리고 영국식(?) 정원
헷갈릴 때는 정원 안내도를 찾아보자. 

6:00 일어남. 짐 맡기려고 컨시어지 오기를 기다렸으나 좀 쎄한 느낌? 결국 짐을 맡기지 못하다. 

8:30쯤 일단 나오다. 체크아웃은 10:00. 뒷길로 가다 보니 망토다리 도착. 다리는 생각보다 작구나. 그 전에 체스키롬로프 성 위에 있는 정원까지 올라갔다가 숨 차 죽는 줄;; 이곳은 자메츠카 정원으로 중세 성주와 그의 가족만 이용할 수 있었단다. 중앙분수와 프랑스 정원, 영국 정원, 울창한 숲. 연못, 노천극장 등이 있다. 4월에서 10월까지만 개방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이 정원과 성의 극장을 잇는 다리가 망토다리다. 처음 세워질 때는 목조였으나 현재는 석조 기둥 위에 3층의 아치가 있는 형태다. 

망토다리에서의 상투적인 샷. 왼쪽에 보이는 것이 성의 종탑이다.
블타바 강이 흐르고 왼쪽 멀리 성 비투스 성당이 보인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의 scraffito 건축 양식 
scraffito 양식-2
scraffito 양식-3
성 안의 종탑과 분수
성의 뒤쪽. 절벽 위에 세워졌다는 것이 실감 난다. 
이곳의 명물인 해자 안의 곰
역시 모를 때는 안내도를 찾아보자.

체스키롬로프는 1963년 지방 보존구역이 됐고 1989년 성이 국가기념물에 올랐으며 1992년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은 이 도시의 랜드마크 격인 건축물이다. 13세기부터 몇 세기 동안 개축, 확장돼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이 조합된 건축 양식을 보인다. 특히 성의 종탑은 도시 어디서나 잘 보이며, 보존 상태가 좋은 바로크 극장과 해자를 포함한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이 해자에 사는 곰은 관광객들에게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성에 있는 여러 박물관에서는 유물과 가구, 다양한 예술품을 볼 수도 있다. 화려한 장식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로코코 홀도 흥미롭다. 가이드투어로 성 안을 둘러볼 수 있으나, 그때도 촬영은 금지다. 종탑 투어는 별도이며, 이때는 가이드 없이 종탑과 박물관을 볼 수 있다. 1년 내내 콘서트나 연극, 축제 등 문화 행사를 경험할 수도 있다. 이 성의 독특한 점은 scraffito(이탈리아어로는 sgraffito) 기법으로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장식 기술이다. 외벽을 칠한 다음 표면이 마르기 전에 긁어내 바탕색을 드러낸다. 멀리서 보면 조각 같지만 가까이 가면 평평한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6세기 기술이라는데, 당시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성을 화려하게 꾸미려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은 건 여행자의 생각이다. 

성에서 나오자 이렇게 예쁜 노점이 눈에 띄었다. 오른쪽 여인이 여행자에게 목걸이를 권해줬다.

체스키크롬로프 성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노점을 발견하다. 예쁜 여인이 권해주는 목걸이 get! 10유로에 5개란다. 크리스찬에게 십자가 선물은 조심스러워 행운을 준다는 여인의 말을 듣고 말발굽 모양의 목걸이를 사다. 여인은 이를 설명해주다 동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유럽에서 샀으니 뭐 비슷하지 않을까? 착한 여인에게 행운을 빌어줬다. 

성 앞 장인 거리의 간판. 빵집이다.
유리공예 가게
대장장이 가게
가죽 제품을 팔던 가게. 이곳에서 가죽끈을 발견, 빛의 속도로 구입했다. 용도는 아직도 글쎄? 

그런 다음에 들른 어제 봐둔 장인의 골목(?) 뭘 하는지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간판이 예쁘다. 이곳에서 가죽끈 get! 

이발사다리. 이곳을 통하면 체스키크롬로프의 구도심에 갈 수 있다. 왼쪽은 얀 네포무츠키의 동상, 오른쪽은 못 박힌 예수상

그러나 보니 체크아웃 시간. 이제는 경보 모드로 가보자. 이발사다리 건너 숙소로 돌아와 9:50 체크아웃. 미치광이 왕자와 이발사, 그리고 그의 딸의 이야기가 얽힌 곳이 이발사다리다. 정신병을 가진 왕자가 요양 와서 이발사의 딸에게 반해 결혼했으나, 어느날 부인이 목 졸린 상태로 죽어 있었단다. 왕자는 범인을 찾겠다며 하루에 한 명씩 이 동네 사람들을 죽였다. 이에 책임을 느낀 이발사, 즉 장인이 자기 짓이라고 자수해 처형당했다. 그러나 반전은, 부인을 죽인 사람이 미치광이 왕자였다는 사실! 결국 왕자도 교수형을 당했다고 하는데... 이후 사람들이 이발사를 애도해 '이발사의 다리'를 만들었다고도 하고 근처 다리에 '이발사의 다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도 한다. 정확한 사실은 여행자도 알 수 없다. 재미있는 점은 프라하에서 볼 수 있는 '얀 네포무츠키'의 동상과 못 박힌 예수상이 이 다리 위에 있다는 것. 네포무츠키는 보헤미아 왕비의 고해신부로 왕비가 고해성사한 내용을 말하라는 왕의 요구를 거부해 순교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억울하게 비방을 받은 사람들의 수호성인, 익사한 까닭에 홍수 피해자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고. 전설 수준으로 그의 이야기가 부풀려졌다는 설도 있으나, 그 시대를 겪지 않은 여행자는 아름다운 스토리를 믿어보려 한다.  

이런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이곳에서는 체스키크롬로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고 성을 올라가는 구시가지와도 연결돼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다. 2024년 현재 공사 중이라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유념하시기를... 

여전히 부재 중인 컨시어지. 결국 그의 요청대로 열쇠만 놓고 나왔다. 그래서 짐도 맡기지 못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괜히 찍어본 체스키의 맨홀 뚜껑. 예쁘면 됐지 뭐!
이 와중에 발견한 재미있는 가게
카페에서 아아를 외쳤지만 나온 것은?
restarnce u hroznu의 굴라시와 콜라. 맛있었다.

컨시어지는 아직도 다른 숙소에 있다며 부재 중. 어느 호텔에서 짐을 맡아준다고 했던 정보가 생각나 가봤지만 그곳에도 사람은 없다. svornosti 광장 인포메이션에 2유로 주고 맡김. 벌써 지쳤다. 여행자에게, 특히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에게 잠깐의 차질은 이렇게나 큰 결과를 초래한다. 

에곤 실레 미술관 옆 커피집에서 아아를 외쳤지만 정작 나온 것은 크림 잔뜩 얹은 냉커피;; 그래도 먹고 힘내자고^^

어제부터 봐둔 restarnce u hroznu에서 굴라시와 콜라 주문. 265코루나. 맛있다. 현카가 작동하지 않아 삼카로 결제하다.

성 앞 기념품점에서 마녀 인형과 수프 그릇 2개를 사다. 손님에게 무심한 가게였지만 빛깔 고운 수프 그릇에 홀리다. 심지어는 꽤 긴 시간 문이 닫혀 있어 기다리다 들어오기도. 마녀도 내가 찾던 분위기다^^

svornosti에 다시 오다. 새삼스럽게 둘러본 광장의 건물들은 르네상스나 바로크 스타일로 화려하다. 광장 중앙의 plague column은 전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그 시기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에서 마을이 살아남은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세기에 세워졌다. column에 있는 조각은 성모 마리아상과 천사, 성인들. 일단 광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자태로 눈에 확 띄니 안 볼 수가 없을 듯하다.

보타니쿠스 facial oil 2개, 일본풍 세안제 2개, 사해비누 2개 올리브·바나나요구르트비누, 오렌지향 오뜨뚜왈렛도 사다. 어제 산 일랑일랑의 냄새가 꽤 좋았기에^^ 이곳은 돈 단위가 유로보다 커 더 많이 소비하는 느낌이 든다.

에곤 실레 미술관 카페
또다시 휴식;;

에곤 실레 미술관 카페에서 아아와 mattoni라는 탄산수 마시다. 어! 이 탄산수는 맛있는데?  

15:00쯤 나와 전망 좋은 곳으로 가다! 어느 가족 어머니의 지나치게 화려한 노란 슈트와 구두가 힘들어 보인다.

16:10쯤 ck 셔틀 오다. 어제 그 드라이버다. 딸 셋(인 듯하다)과 부인, 남편인 중국인 가족과 한국인 커플이 동승. 나는 뒷자리 중국인 아저씨 옆이다. 

처음부터 좀 불편해하던 중국인 모녀 때문에 결국 사달이 났다. 멀미 때문이다. 중간에 멈춰 잠시 수습하던 중 센터에서 연락이 온다. 차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아서인 듯하다. 시속 70킬로미터로 달리겠다는 드라이버의 이야기에 센터는 난색을 표하는 듯. 일단 자리를 재배치하다. 한국인 커플과 아저씨가 중간. 내 옆에 딸 둘, 앞자리에 모녀(앞자리 중간이 멀미가 덜하단다)가 앉는다. 경찰이 안 좋아한다며 모두 내리지는 말라는 드라이버.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드라이버가 이민자인 경우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차 키를 압수한단다. 그리고 불법이 발견될 경우 하루 반이나 하루를 날리기도 한단다. 그들에게 하루의 부재는 큰 타격이 될 터라 드라이버는 아주 조심스러워한다. 이래서 중국인 가족이 좀 덜 좋아졌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그들의 숙소까지 불법인 듯해 다시 일시적으로 인류애가 사라졌다. 그들은 같은 길을 두 번 돌게 한 뒤 주차장도 없는 곳에 정차하라고 요구한다. 드라이버는 불법 숙소라고 이야기해준다. 거의 모든 숙소에는 주차장이 있기 때문이란다. 한국인 커플은 그 전 호텔 앞에서 하차해 내가 마지막 손님이 됐다.  westbanhof 앞에서 내리면서 드라이버에게 몸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행운을 빌어주다. 그도 마찬가지^^

우여곡절 끝에 숙소로 돌아가는 길 

westbanhof 지하에는 21시까지 영업하는 슈퍼마켓이 있다. 빈 리즐링(엄청 달다)과 아스파라거스(철이 아닌지 엄청 잘다)를 사서 숙소에 도착하니 21:00가 넘었다. 긴 하루였다. 고단하다.

내일은 neubaugasse 26(u2 volkstheater, u3 neubaugasse에서 270미터, 3분 거리)에 있는 프라이탁 들러 알베르티나, 쿤스트, 벨베데레, mumok, 제체시온, imperial treasury vienna 아님 미술사박물관, 알베르티나, 레오폴트, 제체시온, 벨베데레로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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