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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자 Y Jun 06. 2024

쿠르베 씨는 안녕하시다-프랑스 다녀오기(3)

-혼자여행

2019.3.11(월) 맑다.

이곳은 규모가 꽤 되는 레지던스. 서너 동 있는 듯하다. 길을 나서보자. 꼬불한 길을 지나 레퓌블리크 거리로 간다. 교황청도 들르고, 성베네제 다리도 보려 한다. 참! 투어도 신청해야 한다.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나타난 남프랑스의 집. 엄청난 바람이 부는 미스트랄과 한낮의 강한 햇볕 때문에 덧창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낮에는 문 연 적이 없었던 잡화점. 폐업한 줄 알았지만, 저녁에 잠시 열렸던 것을 보니 영업은 하는 듯하다 ㅋ
14세기 st. Clare수녀원의  일부였지만 지금은 극장이 됐다. 아비뇽 축제 때 연극이 열리는 곳. 시인이자 철학자인 페트라르카가 뮤즈인 로르 드 노브를 이곳에서 만났다고.
문이 닫혀 있던 중앙시장. 월요일에 쉽니다^^
그러나 근처에는 까르푸도 있고 다른 슈퍼도 있으니 좌절하지 말고 이곳에서 장을 보시라.

여러 갈래의 골목들 표지판 보고 걸어 낮 동안에는 문을 닫는 작은 잡화점 지나 유적지로 착각한 레지던스도 지나 광장으로 나가면 중앙시장. 그러나 오늘은 문을 닫았다.

시장 근처의 8i Huit(슈퍼)와 까르푸에 들러본다. 

성 밖 버스터미널. 이곳에서 남프랑스 곳곳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중앙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15세기 말 시의회가 세웠다는 자선단체에 대한 설명. 이곳은 성 안이다.
반일 투어 예약하러 성 밖 호텔까지 갔다가 인포에서도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돌아온 곳. 애매하면 일단 인포에 들르시라!
성 안으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마을버스(?) 정류장.
가고자 하는 곳이 맞는다면 한 번 타보는 것도 좋을 듯.
유기농 빵을 먹을 수 있는 곳. 크루아상 맛도 좋다.

메인스트리트인 레퓌블리크가로 나가본다. 정겨운 곳. 별로 변한 게 없는 듯하지만 소소하게 상점들이 바뀌어 있다. 여전한 폐허스러움(?), 여전한 나무들. marie blachere에서 빵 구경. 크루아상 야미!! 초입의 녹색bar는 생긴 지 얼마나 됐을까. 정말 여전하군. 그리고 인포메이션이 있는 건물. 1일 가이드여행을 예약하러 블로그에서 본 호텔로 갔으나(성문 나와 버스터미널 쪽 아마 ibs호텔인 듯) 인포나 너희 호텔에서도 예약 가능하다는 컨시어지의 말에 발길을 돌렸다. 블로그를 너무 믿었어;; 인포에서 할 수 있는 게 당연하잖아. 성문 들어오면 초입에 순환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가고자 하는 곳이 맞지 않아 또다른 경험치를 달성하지 못함. 

아비뇽 구시가지를 지나면 교황청이 나온다. 왼쪽에 빼꼼 보이는 것은 교황청과 붙어 있는 성당의 성모마리아상
교황청 들어가기. 좀 을씨년스럽다. 
교황의 상징인 삼중관과 하늘나라 열쇠.
교황청 입구. 시간을 확인하시라.
그래도 외관은 웅장하다.
안뜰에 있는 우물
문은 부서지고...나폴레옹 시대와 프랑스대혁명 때 약탈이 너무 심해 교황청 안은 복원이 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태블릿vr투어를 했으면 좋았을 듯;;
그러나 시간이 없는 여행자는 교황청 꼭대기로 올라간다. 성당의 하이라이트라는 성모상이 보인다.

monoprix 지나 아비뇽 하면 자동적으로 떠올리는 아비뇽 유수의 현장으로 가다. 아비뇽 유수는 어슴프레 알다시피, 교황과 왕의 힘겨루기 벌어진 사건. 프랑스 왕 필리프 4세가 강력한 프랑스를 건설하기 위해 유럽 1인자로 올라서려다 교황과 충돌한 것이 시작이다. 왕은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교회에도 세금을 매기려 했고, 이에 결사 반대하던 교황 보나파키우스 8세가 필리프를 파문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권위가 땅에 떨어진 교황은 국왕이 파견한 대사에게 뺨을 맞는 수모를 당한 끝에 얼마 안 있다 사망했다. 이후 후임 교황 선출을 둘러싼 갈등 끝에 클레멘스 5세 교황이 리옹에서 즉위한 뒤 아비뇽에 자리를 잡아 아비뇽 유수가 시작됐다. 이 시절의 교황이었던 우르바노 5세, 인노첸티우스 6세, 클레멘스 5세, 클레멘스 6세의 무덤은 교황청에, 베네딕토 12세와 요한 22세의 무덤은 대성당에, 그레고리우스 11세의 유해는 로마에 있단다.

이곳은 성당과 교황청이 합쳐진 곳. 프랑스 대혁명으로 프레스코화와 보물이 약탈되고 반혁명 세력을 학살하는 현장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나폴레옹 시대에는 병영이나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06년 국립박물관이 된 후 복원작업이 시작됐지만, 이곳의 보물들에 대한 정보가 없어 복원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빈공간으로 남은 교황청(palais de pape)의 폐허를 보는 것으로 가름해야 할 듯. 혁명과 약탈? 가슴 한쪽이 좀 쎄하다. 그래서 태블릿VR 투어를 하면 좋을 듯. 시간이 많지 않아 휘리릭 둘러보느라 스킵했지만, 다음에 가면 그렇게라도 해서 과거의 영화로웠던 이곳을 살펴보고 싶다. 그래도 허무하겠지? 손 대면 부서질 것 같은 건물의 문을 지나 교황청 안뜰이며 아비뇽 페스티벌이 열리는 cour d'honeur(명예의 뜰)을 보고 건물 꼭대기로 올라가다. 교황청과 붙어 있는 성당의 하이라이트라는 성모마리아상을 올려다본다. 황금색 도금이 된 이곳 성모상의 자세는 특이하다. 누구에게 축복을 내리는 듯한 포즈? 알아보니 한 손은 아비뇽에 축복을 내리고, 한 손은 이곳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자세란다. 

들러보지는 못했지만, 교황청 기념품 판매점에는 좋은 와인이 상당히 많단다. 교황들이 70년간 이곳에 머무르면서 '교황의 새로운 성'이라는 의미인 샤토뇌프 뒤 파프에 별장을 두고 와인을 생산하게 했고, 특히 요한 22세 때 만들어진 와인이 '교황의 와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 론 지역은 프랑스에서 보르도 다음으로 넓은 와인 산지다.

성베네제 다리로 가보자. 끊어진 다리가 보이시는지?
다리를 걸어보자. 
시원하게 뻗은 론강. 물멍(?)도 즐거웠다.
건너편에 있는 바스텔라스섬.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비뇽 구시가지가 판타스틱하단다. 아비뇽 사람들이 피크닉을 가는 곳.
생베네제 다리 위에 있는 생니콜라 예배당. 

론강 건너에도 마을이 보인다. 당연하지만;; 바스텔라스섬이라는데, 그곳에서 노니는 개를 목격하다. 아비뇽 사람들이 주말에 그곳에 가서 피크닉을 즐긴단다.  

끊어진 론강의 아비뇽 다리. 생베네제 다리로도 불린다. 생베네제는 이 다리 건설의 주인공. 그는 소년이었던 어느 날 이곳에 다리를 세우라는 천사의 계시를 받았다. 그러나 다리 건설은 소년이 감당하기에 벅찬 일. 그때 천사가 나타나 도움을 줘 커다란 바위를 어깨에 지고 강으로 옮겼다. 이를 기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너도나도 그를 후원해 다리가 완공됐다. 그러나 이분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하루 전에 사망해 훗날 성인으로 추인됐다. 다리 위 생니콜라 예배당에 묻혔으나 1669년 홍수로 다리 일부가 붕괴되고 그의 시신도 쓸려나갔다. 결국 남은 시신의 일부를 아비뇽대성당으로 옮겼다는 이야기. 아비뇽 다리는 900미터, 22개 아치가 있었으나, 지금은 아치 4개와 예배당만 남아 있다. 

점심 먹자. 자색양파가 상큼했던, 맛은 쏘쏘한 파스타와 샐러드. 먹사치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디저트로 사 먹은 초코 아이스크림은 아주 맛있었다는ㅋ
저 차와 스쿠터를 샀어야 했다;; 아직 여정이 많이 남아 짐 늘리는 것을 걱정하던 여행자는 결국 이들을 놓치고 많이 후회하게 됐다는 ㅋ
'비누엮음(trsses de savon)?' 여튼 달아놓고 방향제 겸 장식으로 쓰면 좋을 물건이다. 다른 용도가 있을까? 

밥 먹자. 탄산수, 스파게티, 샐러드. 샐러드에 들어간 자색양파가 맛있다. 강한 채소가 필요했던 걸까? 좀 스러지기는 했지만 햇빛이 좋다. 어슬렁거리다가 본 오토바이와 차 모형들. 망설였지만 패스! 집에 돌아가 좀 쉬어야겠다. 비누묶음은 방향제? 식탁보들. 

아비뇽 시청. 구시가의 중심인 오를로주, 즉 시계탑 광장에 있다. 교황청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오페라 극장도 보인다.
오를로주 광장의 회전목마. 프랑스에서는 광장이 있으면 회전목마가 존재하는 게 국룰?
60유로짜리 반나절 투어를 예약했다. 르브롱, 고르드, 퐁텐보크루즈에 간다^^ 홀로여행 때는 간간이 한나절이나 반나절 투어를 이용하면 좋다.

다시 시청 쪽으로. 역시 회전목마 있다. archives municipales(musée du mont-de-piété) 지나 레퓌블리크가로. regal glace에서 초코아이스크림 먹다. 엄청 맛남.  superdry가 영국 브랜드인지 몰랐다;; 근데 얘들은 왜 한자로 써놓는 거지? 일본에서 인기 있기 때문인가? 결국 marie blachere에서 크루아상 겟. 모노프릭스에서 nuxe(오일) 큰 걸로(100㎖) 사다. 그리고 provence reservation에서 visit provence 예약. 목요일 반나절짜리(60유로)다. 르브롱, 고르드, 퐁텐보클루즈 들르는 코스. 그러나 단언컨대 4월 전의 이곳 방문은 비추다;; 너무 쓸쓸해. 목요일 8:30 인포 앞 집결이란다. 

저녁 먹자. 통 훈제연어를 도톰하게 썰고, 올리브유 잔뜩 넣은 샐러드를 만들어보자. 후추, 소금 살살 넣고^^ 사진에는 없지만 알자스 리즐링도 좋았다.

썰지 않은 훈제연어를 사보다, 알자스 리즐링과 샐러드, 눌은밥으로 만찬을 즐기다^^ 혼자 여행은 여러 모로 장점이 많지만, 먹사치를 누릴 수가 없는 게 치명적인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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