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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대리 Sep 21. 2024

부(父)적응자 에필로그

인생의 모든일에 단면은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왔던 인생들도 모두 입체적인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내 인생에 다가온 각각의 사건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두 개의 파도로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나간 시간은 손바닥을 빠져나간 물처럼 붙잡을 수 없고, 내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은 연필로 그린 그림과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희미해진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고 내 가까이 있는 사람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자연스레 허락되었다. 중에서도 특히 아버지가 나이가 많이 드셨구나라는 생각과 딸이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드는 요즘이다. 하지만.. 시간은 붙잡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소중함과 과거의 추억을 버무려서 어딘가에 기록하는 것이 지금의 헛헛함을 달래는 최선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의 반환점 가까이 오면서 꽤 많은 시간동안 '적응'이라는 숙명을 마주했다.

학교, 군대, 회사, 이민, 결혼까지...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선택과 적응의 끝없는 반복으로 구성된 여행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 넘어지고 쓰라렸던 '부적응자'로서의 삶 역시 누구에게나 있는 필연적 운명일 것이다.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버지] 그리고 [적응]이라는 두 개의 주제만을 가지고 말 할 것이다.

'아버지'라는 존재에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도 아버지란 사람에게 적응이 필요했던 나의 모습들...

그리고 지금은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삶을 적응해가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

현재 나는 아들로 살아왔던 시간 그리고 아버지로 살아가는 동시대의 교집합 시공간 속에 숨쉬고있다.

그리고 이 입체적인 두 개의 인생을 마음 속 일기장에 끄적이있는 중이다.


아버지로부터.. 그리고 아버지로서..

父(아버지)적응자로써의 소중한 시간들이 내 기억속 필름이 더 바래지기 전에 이 공간에 옮겨 담을 예정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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