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ion of Editions 연누리, 더그라운드, 2021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연누리, 크래프트 디자이너 임정주,
furniture restoring team Tuff 스튜디오가 한 팀을 이룬 에디션 전시.
기존 전시회와는 조금 다른 성격을 띤다.
수집과 조합만으로도 충분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회.
우주자원들을 주제로 lp판과 오디오 기기 수집품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수집품인 오디오 기기들의 디자인적인 조화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군데 군데 배치되어 있는 임정주의 작품은
물건이 모이는 'edition' 자체가 큰 임팩트를 가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전시 내내 다양한 오디오 기기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전달되는 콜렉팅된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서문과 작가의 말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발췌해본다.
� 랜덤의 힘 (The power of randomness)
"달착륙(moon landing)"과 "스피커(Speaker)" 라는 연관성 없어 보이는 두 단어는, 어떤 것에서든 우리는 영감을 받을 수 있다라는, Holly Black의 말처럼, 직접적 개연성 보다, 달착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프로젝트를 시작한 작가들의 엉뚱하고도 신선한 접근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영감은 모든 것에서 오며, 주위에 존재하는 작은 물건 하나 하나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쉽게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삶은 상상이상으로 창의적이어지고, 잠시나마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답습하는 고리타분한 일상의 틀 밖으로의 일탈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오디오 기기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매칭과 재구성, 그리고 부분적 재창조를 통해 각각 작품으로의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오디오 기기에 대한 신선한 접근 방법과 창의성 넘치는 유쾌함을 보여준다.
� LUNAR SAMPLES RETURN
뉴욕 Sothby's (소더비 경매하우스)에서 아폴로 11호가 달을 탐사할 대 사용했던, 달 표면의 먼지가 붙어 있는 낡고 작은 가방이 18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니 흥미로운 디자인적 요소들이 가득한 아카이브를 접할 수 있었다. 디자인에 내러티브가 있고, 장식적이지 않으며 사용자의 직관적인 이해가 동반되는 우주 용품들이 한 가득이었다. (중략) 우주 탐사 컬렉션의 일부지만 용도를 특정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있었는데, 그것들은 형태적인 완성도나 직관적인 기능위주의 디자인을 고려할 때 컬렉션의 일부라는 것이 자명했고, 나의 디자이너, 제작자로서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흥미로운 제품들이었다.
� NARRATIVE
주위에 존재하는 작은 물건 하나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가끔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쉽게 뛰어넘곤 한다. 하나의 완성된 제품으로 나오기까지 무수한 과정과 시간을 생각하면, 어떤 작은 물품 하나도 쉽게 지나치기가 어렵다.
십 수년간 수많은 물건들을 모아온 나의 선택적 수집이 바탕이 된 디자인 작업은 180만 달러에 낙찰된 작고 낡은 우주 탐사용 가방처럼 수직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수집은 내 개인적인 욕심이기도 하고, 직업적 특성에 기인한 필요함이라 결론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 EXCUTION
개인적 취향의 물건 수집을 기반으로 몇가지 제품들을 제작하고, 설치와 재구성을 통해 그 제품들에 또다른 용도를 부여하였다. 디자인과 취향을 더하고, 새로운 setup으로 완성된 구성품들은 이번 전시 edition of editons의 핵심이다. 더불어 전시되어지는 오디오 기기들의 setup 들이 수집자의 여러 취향이 담긴 아카이브에서 나온 디자인이 바탕이 되어, 현실에 실재하는 물건으로 재탄생하고, 전혀 다른 용도를 가지는 제품으로 탄생하여 더 큰 가치의 상승을 이루는 과정을, 그리고 그 전체 제품구성 자체를 우리는 editon of editions라 정의한다.
수집, 영감, 그리고 창조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항상 고민하는 것들이다. 어떤 것들을 수집해 그것을 어떻게 잘 요리해야할지,
영감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다가온 영감들을, 콘텐츠들을 어떻게 대해주고 어떻게 기록해야할지.
어쩌면 나도 콜렉터일지 모른다. 나도 언젠가 내 edition of editions를 완성해 누군가에게 잘 선보일 수 있었으면!
창작과 영감 그 사이의 고민들을 풀어내고 싶어 전시회를 찾았는데, 잘 정리된 문장과 좋은 음악들, 전시들이 내 생각을 대신 잘 풀어내주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내 취향의 아카이브가 비대해지는 날까지. 무한히 확장하고 싶다.
이런 영감 꾸러미를 가지고 있는 연누리 디렉터는 어떤 사람인지 더 궁금해졌다.
http://speeker.co.kr/speeker/yeon-nu-ri/
연누리는 모든 영역에서 창작 중이다..런던의 패션 스쿨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니트 웨어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창작을 의상에만 제한 두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했다. 일상의 수많은 재료들을 찾고 여러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흥미로워 손길 닿는 대로 작업하다 보니 현재 의류뿐만 아니라 백, 가구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의 작업실도 그랬다. 그의 취향이 담긴 스피커, 테이프와 LP 등으로 자신의 공간을 가득 채워 간다. 자신의 역할은 한 가지를 깊게 다루기보다는 다양한 일들이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조화롭게 굴러갈 수 있도록 전체를 이끄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스펙트럼은 무한하다.
�'모든 영역에서 창작 중이다'
내 꿈이다! 내 꿈은 무엇일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마지막 문장도 저장. 내가 하고 싶은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다양한 일을 해내는 나만의 비결은 무엇인가.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야근의 빈도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일을 즐겁고 다양하게 할 수 있는 심적 여유를 만들어 주는 듯하다. 생각과 고민의 시간이 길어 일을 시작하지 못하거나 끝맺지 못했던 과거에 비해 요즘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쿨하게 행동하는 편이다. 이런 생각의 변화가 다양한 일을 하게 되는 토대가 된다.
� 연누리 디렉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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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주 디자이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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