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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작 Dec 30. 2023

이직 후 첫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다

스스로 분석해 본 최고 등급을 받게 된 이유 3가지





이직 후 처음 받는 인사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조직 내 약 15~20% 인력에게만 준다고 한다. 얼떨떨했다. 그렇지만 성취감으로 짜릿했다. 이직을 한 뒤, 이직을 한 것이 잘한 선택이 맞나? 의문이 드는 순간이 있었고,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해 다독이는 순간도 종종 있었는데, 모든 것이 보상받는 기분이다. 


나는 내가 엄청난 능력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 이런저런 걱정과 자신 없음으로 꽤나 속앓이를 하는 타입이다. 그런 내가 어떻게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었을까 분석해 보았다.


  



이직 후 첫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1. 조직에서 필요로 했던 일을 했다. 


올해 내가 수행했던 일은 조직이 성장해 나가는 단계에서 필요한 업무였다. 예를 들면, 조직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일이었다. 당연히 조직의 주요 KPI로 관리되고 있었던 업무였다. 다행히도 그 업무가 내가 하고 싶은 업무와 일치했고, 세부 Task에 대한 R&R을 정할 때 내가 하겠다고 어필했다. 


만약 올해 수행했던 일이 조직의 주요 KPI가 아니거나,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었다면, 같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올해처럼 최고 등급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내가 그 일을 완벽하게 잘해 냈어도,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라면 그 평가를 줄 당위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입사 한 이후부터 리더와의 면담 때마다 리더가 나에게 바라는 역할을 은연중에 말하곤 했었다. 나는 그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고, 그게 운이 좋게도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첫 번째 이직 직전, 당시 리더와의 면담이 떠올랐다. 당시 리더는 나에게 본인이 시키고 싶은 업무를 주었다. 나는 그 업무가 흥미롭지 않았다. 그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기획했고, 왜 해야 하는지를 작성한 기획서를 송부드리고 면담 신청을 했다. 감사하게도 그 당시 리더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주신 후에야, 회사가 지금 중점적으로 바라보는 Vision은 이러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본인이 시킨 업무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했다.

면담을 무거운 마음으로 나온 뒤 든 생각은 나는 이것도 하면서 저것도 할 수 있는데, 우리 리더는 나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가을 했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당시 나의 리더도 나에게 조직에서 필요로 했던 일을 시키려 했던 것이다.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 내가 성장할 수 있고,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전제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2. Why와 Target이 명확했다. 


조직에서 나의 목표는 Data가 잘 흐르는 조직이 되게끔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나에게 그런 Role을 준 적 없지만, 그냥 나 스스로 나의 역할을 그렇게 정의하고 되뇐다. (참으로 황당한 직원인 것 같다.)

나는 목적성 없이 일하는 걸 싫어한다. 목적성이 없으면 내가 금세 따분해지고 동기가 결여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습관적으로 업무를 하기 전에 목표나 Why를 설정하고 착수한다. 목적성 없이 뭔가를 하면 두드러기가 나는 성격상 어쩔 수 없는 생존 전략이다. 


올해 과제를 하면서도 Why와 Target이 명확했다. 그래서 리더, 현업, 동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을 때에도 나만의 Why와 Target은 명확히 말할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Why와 Target은 기세라고. 나 스스로 자신 없고 의심 드는 순간 그 Why와 Target은 공격받기 십상이다. 누가 자다가 물어봐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Why와 Target을 가지고 있다면, 반은 성공한 거라 생각한다. 




3. 내 과제가 잘 announcement 되었다. 


1의 조직에서 필요로 했던 일과 연결될 수도 있겠다. 조직의 KPI 업무다 보니, 격주 단위로 임원과 리더에게 보고해야만 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진행했던 일들이 샅샅이 공유되었다. 거기다 나의 팀장님은 보고서의 신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초안에 마법을 부려주어, 그럴듯한 보고서로 변신시켜 주셨다. 이러한 도움을 받아 과제가 계속 잘 announcement 되었던 것 같다. 

겸손의 K장녀라서 그럴까, 나는 괜스레 내가 하는 일을 남들에게 늘어놓는 것이 다소 부끄러웠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처럼,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지 않는가? 내가 한 일을 나만 혹은 내 주변만 알고 있는 건 회사에서는 무의미한 일이다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는 내가 한 일은 announcement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아마 과거의 나처럼, 괜스레 자랑하는 것 같고 쑥스러워서, 혹은 내가 한일의 가치가 그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공유하기를 주저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리라 생각된다. 내 일은 나만이 폄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그런 생각은 버리고,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로 포장해서라도 announcement 하는 것에는 망설이지 말자. 



이 외에도 경력직 구성원임에도 선입견 없이 평가해 준 리더와 함께 뜻을 모아 일할 수 있었던 동료, 그리고 팀장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최고 등급을 받을 수 있게 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서두에 말했지만, 나는 절대 잘난 사람, 특출 난 사람이 아니다. 아직도 나 스스로를 의심해서, 최고 등급을 받았음에도 상대가 나한테 속았나? 하는 생각도 순간 들기도 했다. 

신입사원 시절엔 관심 병사에 속했었다. 이 회사로 이직하기 직전에는 1년을 겨우 채우고 재 이직을 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고, 나는 아직 부족하다.


이런 나도 적응하고 있으며, 하고 있으니, 이 글을 여기까지나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모두 해내 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2024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 재미있게 일에서 가치를 찾는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기를 바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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