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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새 Jan 08. 2024

새해, 그리고 일주일

2023년 간단 회고

최근 회고를 게을리했다.

그리 생각하는 이유는 이번 한 주가 유독 길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뭘 하며 바빴길래 한 주가 이리도 길었는지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해보는, 기억에 의존한 2023년 회고


0에서 1을 만든 한 해였다.


나에게 지난 한 해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수많은 0과 1의 해였다 말하겠다. 대단한 성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그 대신 처음 시작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2023년을 한 장으로 요약하며 정량적인 성과들을 나열해 보았다.

2023년 한 장 요약

처음 시도하는 일들은 다양한 부업과 SNS에의 도전에서 많았다. 


이왕 아무것도 안 하는 거, 부업하면 돈 좀 번다던데 해볼까?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것들이 있었다. 데이터 라벨링이라던가 네이버블로그 애드포스트, 마이리얼트립의 마케팅 파트너가 그 일들이다. 아무것도 안 하느니 하기엔 좋았지만 대단히 큰돈을 벌어다주진 못했다. 막연히 궁금해만 하던 것을 그래도 실천해 보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는 일들이었다. 실제 수입은 모두 합쳐 10만 원을 조금 넘겼다. 최근엔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했고, 인스타툰도 처음 시작했다. 브런치는 늘 글을 써보고 싶던 플랫폼이었는데 막연하게 '하고 싶다~' 말만 하고 다녔다. 아주 연말이 되어서야 그래 까이꺼, 해보자! 출사표를 던졌더랬지. 한 번에 통과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인스타툰은 이제 3개월이 되어간다. 야금야금 팔로워가 늘어 지금은 206명. 거의 일기장이 되어가고 있어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내가 왜 그림을 그릴까? 잘 그리지도 못하는데 싶은데... 어릴 때부터 늘 그림을 재밌게 그리고 싶던 마음이 미련이 되어 남아있구나 생각한다. 심지어 지난 연말 왕초보를 위한 프로크리에이트 챌린지 모객에 성공해 지난주부터 진행하고 있다. 툰 3개월 차 치고는 상당히 용감한 도전이다. 이것도 0에서 1일 지도? 소소하지만 참가비도 받아서 그림으로 첫 수익을 내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나의 가장 큰 1은 역시 하이아웃풋클럽일 것이다. 


단발모리님의 셀프디깅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직후 하이아웃풋클럽(이하 HOC) 7기 모집기간이 맞물려 연속해서 활동했다. 지난 한 해 내내 정말 말만 많고 고민만 많고 실행 능력은 하나도 없구나 그리 생각해 왔다. 사실 부업이니 블로그니 모든 것들이 '맨날 해볼까? 할 거면 말만 말고 뭐라도 해보자!'라는, 나만의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제대로 된 목표를 찾고 실행하기 위해 환경을 바꾸고자 마음먹게 되었다. 그렇게 들어간 곳이 HOC였다.


성장하고자 하는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 속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기수 중 활동은 콘텐츠 발행이 주였지만, 오히려 나는 7기 활동 기간이 끝난 후 지금, 이 커뮤니티에 적응하며 점점 더 스며드는 중인 것 같다. HOC라는 커뮤니티가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세이프존'이다. 이곳은 나의 인생 실험실이다. 무언가 해보지 않은 걸 해보고 싶다면 하던걸 더 잘하고 싶다면 기꺼이 해보라고 판을 깔아주고, 진짜 해낼 수 있도록 자기 일인 양 아낌없이 도움을 주겠노라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다. 나는 이곳의 비싼 가입비용을 이 네트워크의 가치라 생각한다. 어딜 가서 더 비싼 돈을 낸다 한들, 이렇게 성장 의지 가득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버 문화가 이렇게나 잘 정착된 환경을 내가 찾을 수 있을까? 


실제로 내가 작년 9달 동안 한 일들보다 이 커뮤니티에 들어온 뒤 석 달 동안 한 일이 더 많다. 인스타툰도 여기서 시작했고, 연말파티 기획도 여기서 했고, 모임도 진행해 보고, 그림을 가르쳐주는 한 달짜리 챌린지까지 열었다. 사실 브런치 작가에 지원해 봐야겠다는 그 넛지도 이 커뮤니티에서 받았다. 정말이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커뮤니티라는 울타리 속에서 처음 해보는 수많은 일들에 시동을 걸고 있지 않은가. 환경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고, 0에서 안전한 1들을 만들어내는데 나만이 아닌 내 주변도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취준과 관련된 성과는 없... 어라? 있었다. 


데이터분석준전문가(ADSP) 자격증을 획득했다. 친구가 재시를 칠 건데 같이 하지 않겠냐 물어봐주어서 공부 습관이나 들여볼까 하고 신청했더란다. 결론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던지라 민망하지만, 정말 턱걸이 중의 턱걸이 점수로 통과했다. 교재도 안 사냐고 핀잔먹었는데, 3만 원 아꼈다. 곧 상위 자격증인 데이터분석전문가(ADP) 접수 기간인데 경력분야 조건이 충족되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이거 한 달 만에 딸 수 있나? 고민 중이다. SQLD도 한 주 차이로 열려서 덩달아 고민 중.


자격증 외에도 약 3개월간 프리랜서로 일했다. 프리랜서? 한국개발교육원에 외부 전문가로 과제에 참여했다. 빅카인즈 기사 데이터를 모아 토픽모델링을 하고, 해당 분석 결과를 원고로 작성하는 일이었다. 토픽모델링 자체가 까다롭거나 새로운 기법은 아니라지만 나에겐 처음 해보는 분야여서 상당히 고전했던 기억이 있다. 

무엇보다 나에게 일하는 요령이 부족하구나. 다음엔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하고 자책했던 것 같다. 오히려 일을 믿고 맡겨주신 박사님께서 너무나 자비롭게 괜찮다, 좋다, 잘했다 말해주셔서 스스로를 더욱 채찍질했던 것도 같다. 박사님들께서 내 원고를 이리저리 수정해 주시고 데이터를 재검토하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이지 부끄러워 숨고만 싶었다. 하지만 너무나 감사했던 기회. 이번 달 말에 해당 원고가 실린 공식 보고서가 나온다 해서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처음 강원도 여행을 가봤고, 헬스를 처음 시작했고, 니트컴퍼니에도 입사했었지. 굵직한 게 없어서 또 뭐 한 거 없다, 하고 흘려보낼 뻔했는데 한 장 짜리 회고로도 마냥 놀기만 한 건 아니구나를 알 수 있었다.


2024년의 첫 시작도 제법 바쁘다. 갤럽 강점검사 활용과 취준 포트폴리오 관련 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앞서 말한 프로크리에이트 챌린지는 운영 중이다. 여행플래너 서비스를 트래블마켓과 크몽에 등록해 보기로 했다. 이 역시도 어쩌면 0에서 만드는 중인 1들이겠지.


2023년에 0에서 1을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면 2024년은 1을 100으로 키우는 여정이 되었으면 한다. 가장 큰 목표는 취업과 독립이고, 그다음은 작년에 시작한 이 수많은 1들을 어느 정도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인스타툰 계정을 성장시킬 수도, 부업들로 월세를 벌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도 있겠지. 조금 욕심내어서 내가 마냥 부러워만 하던 큰 성장들을 이루어내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내년 이맘때 회고하게 될 2024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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