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고막여신 프리신디
May 21. 2024
어제는 밤 10시가 조금 넘어 잠들었다.
신기하게도 알람을 듣지도 않고 새벽 4시 40분쯤 눈이 떠졌다.
그렇다고 정신이 완전히 맑은 것이 아니었다.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고 더 잘까 말까를 고민했다.
여전히 새벽 기상이 나에게 잘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6년 동안 새벽 3시쯤 일어나 아침 방송을 하던 동생도 새벽 기상은 절대 적응할 수 없는 리듬이라고 했다.
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까 불안해하며 잠이 든다고, 나야 아침에 못 일어난다고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과연 이 리듬이 맞는 건지 문득 딴지 걸어보고 싶어진다.
그래도 다른 건 몰라도 온전한 나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만은 맞는 것 같아 일단 유지해 보기로 한다.
오늘 새벽엔 갑상샘 결절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다.
1월 결과를 듣고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선명해졌던 그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지나갔다. 과연 몇 달 동안 그 간절했던 마음을 어디로 다 사라져 버린 것일까….
그때의 그 마음또한 내가 적어두지 않았다면 사라졌을 것들이다.
기록의 힘은 마치 사진과도 같다.
읽고 있으면 잊고지냈던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선명해진다.
어제는 오랜만에 낭독을 했다. 짧은 구절을 낭독해 보았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내가 한 낭독을 들으면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내가 찾은 좋은 문구에 에너지가 나의 목소리를 타고 내 몸에 그대로 전해진다.
내 목소리를 사랑하고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좋다.
1년 뒤 혹시 수술하게 된다고 해도 나는 내 목소리를 사랑할 것이다.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며 잘 헤져나갈 것이다.
내 목소리가 어떻게 변하든 그때도 낭독을 이어갈 것이다.